속보

단독

민주당 "윤 대통령과 이종섭 통화는 수사 외압 스모킹 건"

입력
2024.05.29 18:30
3면
구독

李 "22대 국회서 특검법 재발의"
30일 의총 열어 당론 확정 예정
"통화서 밥 먹었냐고 물어봤겠나"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해병대 채 상병 순직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 사실이 드러나자 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 추진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 외압 의혹의 ‘스모킹 건(사건의 결정적 증거)’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다시 발의할 특검법에 윤 대통령 개입 논란을 정조준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내일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의 내용을 보완해서 재발의할 것”이라며 “국민의 뜻에 맞서 대통령이 아무리 거부권을 남발해도 억울하게 죽은 해병대원의 진상과 사건 은폐 조작의 실상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법은 전날 국회에서 부결됐다.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대통령 수사 외압 의혹과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대통령 수사 외압 의혹과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직접 국방부 장관에게 세 차례 통화했다는 건 진실의 문으로 가는 스모킹 건”이라고 규정했다. 이로써 특검법을 재추진할 동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가 경찰에 이첩된 직후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여러 번 전화를 걸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압 의혹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30일 22대 국회 첫 의원총회를 열어 새 특검법을 당론으로 정하기로 했다. 원내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만큼 윤 대통령의 개입 정황을 더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손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범야권 의원들은 이날 국회 밖에서 여론전을 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해병대원 사망사건 축소 은폐 수사 외압의 몸통이 윤 대통령이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물증들이 나오고 있다”며 “입수된 이 전 장관의 통화내용엔 윤 대통령 외에도 대통령실 인물들이 광범위하게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 이후 김용현 경호처장·방문규 전 국무조정 실장 등과 통화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대통령실 개입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조국혁신당 당선자들은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채 상병 묘역을 참배했다. 조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 간) 통화 이후 박정훈 대령이 보직 해임됐다"며 "정황상 윤 대통령이 사건을 이첩시키고 박 대령에 대한 보직 해임에 직접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직접 증거"라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채수근 상병의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채수근 상병의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여당은 한껏 몸을 낮췄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종섭 당시 장관과 통화를 한 사실이 맞느냐'는 질문에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대통령과 장관이 하루에 세 번씩 전화하면서 '점심 먹었니, 저녁 먹었니' 그러느냐"며 "통상적으로 장관과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소통하는지 우리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