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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계환이... 'VIP 격노설' 들은 세 번째 내부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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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원 사망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VIP(윤석열 대통령) 격노설'을 들었던 세 번째 '내부자'의 신원을 특정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김 사령관 주재 회의에 참석한 해병대 장교 외에, 또 다른 해병대 간부다. 김 사령관 휴대폰에서 나온 이 증거로 인해, 군과 대통령실이 '대통령의 격노'를 타개하기 위해 해병대 수사단 조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더 짙어지게 됐다.
2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김 사령관의 휴대폰을 포렌식한 뒤 김 사령관과 해병대 방첩부대장 A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복구했다. 이 녹음파일에는 김 사령관과 A씨가 'VIP 격노설'과 관련해 대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의 통신기록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31일 낮 12시 31분, 8월 2일 오후 1시 26분 등 김 사령관과 최소 두 차례 통화했다.
해병대 간부가 'VIP 격노'를 들은 정황이 드러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박 대령은 김 사령관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등 8명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한 수사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하며, 그 원인으로 윤 대통령의 격노를 지목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엔 또 다른 해병대 간부 B씨가 공수처에 나와 "김 사령관으로부터 지난해 8월 1일 오전 해병대 내부 회의에서 'VIP 격노설'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의 휴대폰을 포렌식한 뒤 B씨 진술을 뒷받침할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격노는 그 자체로 위법행위는 아니지만, 대통령실과 군 관계자들이 박 대령의 수사 결과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을 수 있는 '충분한 동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본보가 확보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통신기록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 대통령실 내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로 2분 48초간 통화했으며,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부터 1시 사이 이 전 장관과 18분가량 3차례에 걸쳐 통화했다.
박 대령 측은 A씨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방첩부대는 군사정보 수집과 분석 등 군 내부를 감시하면서, 중요 사건 동향을 국방부 장관 등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A씨는 지난해 8월 1일 김 사령관과 박 대령이 함께한 저녁 자리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기록 경찰 이첩 여부 등이 검토됐지만, 국방부 검찰단은 A씨를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떠오른 김 사령관의 휴대폰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김 사령관에게 격노설을 전한 인물은 누구인지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김 사령관은 대통령실 회의 당일인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실 내선번호 △김형래 대령(대통령실 국가안보실 파견) △임기훈 비서관 등과 통화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격노의 구체적 내용을 들었을 만한 인사들도 찾고 있다. 박 대령과 해병대 간부들은 VIP 격노설을 전해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직접 경험한 내용이 아니라 남에게 들었을 경우 법정에서 유효한 증거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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