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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방한 중국 총리... 외교 제1원칙은 상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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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방한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 이익을 추구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도 “양국은 상호 존중과 평등한 대화, 진심 어린 소통을 통해 우호와 신뢰를 쌓아왔다”며 “서로에게 믿음직한 이웃,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화답했다.
리 총리가 한국을 찾은 건 처음이다. 중국 총리의 방한도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중국의 2인자’로 불리는 총리의 위상이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으로 예전만 못한 걸 감안해도 오랜만에 이뤄진 한중 고위급 교류는 반가운 일이다.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 당국 간 2+2 대화 협의체를 신설하고, 13년째 중단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를 재개키로 한 것도 적잖은 성과다.
그러나 이번에도 중국이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을 밝히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한국을 찾은 건 2014년이 마지막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에 이어 2019년에도 방중했지만 시 주석의 답방은 없었다. 지난해 9월 한덕수 총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석차 방중했을 땐 시 주석이 먼저 “방한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의 기본이 상호주의라는 점에서 이번엔 시 주석이 방한하는 게 순서이고 순리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오히려 윤 대통령의 방중을 초청한 뒤 이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이는 국제 외교 관례상 맞지 않고 상식에도 위배된다. 중국은 리 총리 스스로 언급한 '상호 존중'과 '평등'부터 실천으로 옮기길 바란다.
상호주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건 한일 관계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라인야후 문제를 잘 관리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어렵게 정상 궤도를 찾은 한일 관계도 ‘물컵의 반’을 채우려는 일본의 성의가 없다면 지속되기 힘들다. 정부는 한중, 한일 외교에서 모두 상호주의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기본적인 상호 존중조차 없는 관계에선 국익도 지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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