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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알·조롱박 같은 덩어리가 콧속에 생겨 코가 막혔는데…

입력
2024.05.26 20: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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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비용종, 코막힘·후각 소실·후비루 등 발생

비용종은 코 점막에 발생한 용종으로 포도알·물방울·조롱박 같은 모양으로 나타난다. 게티이미지뱅크

비용종은 코 점막에 발생한 용종으로 포도알·물방울·조롱박 같은 모양으로 나타난다. 게티이미지뱅크

A씨는 코막힘으로 한 달째 고생이다. 코막힘 외에 콧물 등 다른 증상도 없어 환절기 비염으로 여겨 방치했다. 하지만 최근 냄새도 맡지 못하고 두통까지 생겨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는데 콧속에 물혹이 생긴 ‘비용종(鼻茸腫·nasal polyp)’ 진단을 받아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비용종이란 코 점막에 발생한 용종으로 포도알·물방울·조롱박 같은 모양으로 나타난다. 용종은 몸에 생긴 돌출된 덩어리다. 위·대장 등에 생긴 용종과 달리 비용종은 암으로 악화할 위험은 거의 없다. 대부분 단순 염증 반응으로 나타난다.

크기가 작은 비용종은 증상이 없다가 점점 커지면 코가 막혀 숨 쉬는 게 불편해지며 코가래·누런 콧물·재채기·안면통이 생긴다. 또한 후각 소실, 입맛 감소, 후비루(後鼻淚), 비루 등도 나타난다.

비용종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염증에 의한 염증세포의 반응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은 세균 감염일 수 있고 알레르기 같은 비감염성 염증일 수도 있다. 만성 염증으로 콧속에 부종이 생기면 이로 인해 다양한 염증 매개 물질이 더 유입돼 조직이 손상되면서 비용종이 생기게 된다.

장시간 방치하거나 증상이 심각해지면 비용종이 밖으로 노출되거나 비중격(콧속 좌우 경계를 이루는 벽) 등이 넓어져 변형이 생기기도 한다.

보통 눈으로 확인하고, 크기가 작으면 내시경 등으로 진단한다. X선 촬영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로 해부학적 이상을 확인하며 의료진 판단에 따라 조직 일부를 채취해 검사할 수 있다.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없는 작은 물혹이라면 콧속 염증을 조절하면서 주기적인 관찰로 크기 변화를 살핀다.

비용종 증상이 심하다면 치료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비점막 수축제·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한다. 스테로이드제가 많이 쓰이는데, 증상 완화 효과도 좋고 비용종 크기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치료를 중단한 뒤 비용종이 다시 커질 때가 많다. 하지만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기에 약물 효과가 없거나 재발하거나 부비동염·이관염 등이 생기면 수술로 제거하는 게 좋다.

조명준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과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비용종은 염증이나 알레르기 등 자극으로 발생할 때가 흔해 근본적 원인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재발할 때가 많다”고 했다. 조 과장은 “코 점막은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는 방어선으로 건강하게 관리하도록 하며 알레르기 비염 등 코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단을 받아 치료하는 게 좋다”고 했다.

비용종 예방을 위한 별다른 방법은 없지만 코 건강을 위해 △손 위생 △씻지 않은 손으로 코 만지지 않기 △주기적인 환기 △실내 습도 40∼60% 유지 △침구류 주기적으로 세탁 △충분한 수분 섭취 △필요 시 코 세척 등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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