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남성에게 나타난 혈뇨·빈뇨… 방광암 때문?

입력
2024.05.23 19:57
수정
2024.05.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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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9위 암이지만 사각지대… ADC 신약 출시로 생존율 개선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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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통증이 없는 데도 혈뇨(血尿)나 빈뇨(頻尿)가 발생한다면 방광암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종괴(腫塊)가 만져진다면 방광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수 있다.

방광암 환자는 2011년 3,692명에서 2021년 5,169명으로 최근 10년 새 47%가 증가했다.

그러나 혈뇨·빈뇨 등 비교적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이를 다른 질환 증상으로 오해하거나 노화에 따른 당연한 증상으로 인식해 조기 진단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광암이 원격 전이되면 5년 상대 생존율이 11.7%로 크게 떨어진다.

방광암은 전체 암 가운데 발병률 12위(2021년 기준)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4배가량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방광암이 남성 암 9위에 올랐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60대 이상 고령, 흡연, 방광 감염 및 결석이 방광암의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힌다. 특히 흡연은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인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방광암 발병 위험이 2~7배 높다.

다행히 방광암은 증상이 비교적 확실한 암이다. 혈뇨 외에 빈뇨, 잔뇨감, 배뇨 시 통증, 요실금 등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눈으로 혈뇨가 보이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게 좋다.

방광암의 90% 정도는 방광 내벽 요로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요로상피암이다. 방광암 환자의 10~15%는 암세포가 림프절이나 주변 장기로 퍼진 전이성 방광암으로 진단받는다.

조기 진단되면 수술적 절제를 시행할 수 있지만 전이됐다면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해도 근육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의 절반가량은 전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

그동안 방광암은 항암화학요법 외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원격 전이됐으면 환자 5년 생존율은 11.7%로 매우 낮았다.

다행히 최근 항체-약물 복합체(ADC) 등 다양한 혁신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방광암 2차 이상 치료에 ADC 혁신 신약이 새로 허가되면서 생존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첫 허가된 ADC 신약인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은 항체가 암세포가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하는 표적을 없애기 위해 암세포 내부에 침입해 약물을 방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글로벌 임상 시험에서 2차 이상 치료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사망 위험을 30% 줄이고 반응률을 2배 이상 개선했다.

새로운 신약 도입 등 요로상피암 치료 환경 변화에 맞춰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등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개정돼 파드셉을 전이성 방광암(요로상피세포암) 2차 및 3차 이상 치료에서 선호 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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