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미뤄주세요"... 김호중 연기 신청, 법원이 불허

'콘서트 강행' 의지... 법원 '예정 대로'
검찰 "검사 출석해 구속의견 개진할 것"

'음주 뺑소니' 뺑소니 혐의와 음주 운전 의혹을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비공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음주 뺑소니'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김호중(33)이 공연 당일로 잡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콘서트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의 불허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4일로 예정된 김호중의 영장심사 기일 연기 요청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영장심사는) 일정 변경 없이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김호중 측의 기일변경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호중 측은 예정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에서 영장심사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9일 밤 11시 40분쯤 음주 상태로 차를 운전하다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던 택시를 충돌한 뒤 그대로 달아났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지시했고, 본부장 전모씨는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파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김호중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같은 날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신영희 부장판사는 24일 낮 12시 김호중의 영장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호중은 23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슈퍼 클래식' 오케스트라 공연 출연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법원이 심사 기일 변경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영장심사는 예정대로 24일 낮 12시에 열린다.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표와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본부장 전씨에 대한 심사는 각각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과 오전 11시 45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김호중의 기일 연기 요청이 기각된 후 "이번 사건은 조직·계획적인 증거인멸·범인도피 사법방해 행위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크다"면서 "담당 검사가 직접 출석해 의견서를 내고 구속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