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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맞이한 김호중... 법조계 "구속돼도 이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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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호중(33)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였다. 비슷한 전례를 보면 영장 기각이 통상적이지만, 법조계에선 "구속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가 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일삼은 데다, 소속사가 주도한 조직적 범행 은폐에 가담한 정황도 포착된 탓이다. 범인도피·증거인멸교사 등 그에게 아직 적용 못한 다양한 혐의를 수사하지 못한 것도 증거인멸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김호중 측은 예정된 공연을 소화하기 위해 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낮 12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범인도피방조 등 혐의를 받는 김호중의 영장심사를 진행한다.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지시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는 범인도피교사 혐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파기한 본부장 A씨는 증거인멸 등 혐의로 같은 날 영장심사를 받는다.
음주운전 후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범행은 대체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배우자 등 동승자를 운전자로 내세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김호중 사건은 사안이 훨씬 엄중해 법원이 달리 판단할 지점이 많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무엇보다 '조직적 은폐' 정황이 뚜렷하다. 경찰은 김호중에게 '범인도피방조' 혐의도 적용했다. 매니저에게 자신의 옷을 갈아입게 하고, 그의 허위자백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등 소속사뿐 아니라 김호중도 직접 범행 은폐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교통사고 전문 정경일 변호사는 "이런 범행으로 구속된 사례는 드물지만, 사안이 중대해 구속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숱한 말 바꾸기와 반성 없는 태도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호중은 처음엔 "술잔에 입만 댔다. 차(茶)를 마셨다"고 진술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 등 정황 증거가 쏟아지자 그제야 음주 사실을 실토했다. 이후 조사에서도 "소주만 열 잔 정도 마셨다" "사고는 (음주 때문이 아닌) 휴대폰과 차량 블루투스 연결 과정에서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는 취지로 변명하는 등 범행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중요 혐의를 입증할 본격 수사는 시작도 안 한 점 역시 구속 여부를 가르는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매니저가 아닌 김호중이 스스로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빼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김호중이 증거인멸 전반을 주도했을 수도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음주운전 혐의 적용을 위해 필요한 '위드마크'(사후 혈중알코올농도 유추 공식) 수치 산출 문제도 숙제로 남아있어 경찰은 구속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다. 법무법인 호암의 신민영 변호사는 "법질서 확립도 사법부의 주요 역할"이라며 "영장이 기각돼 다른 음주운전 피의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을 법원이 충분히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중 측은 강행하기로 했던 두 차례 공연 중 24일 콘서트는 불참을 확정했다. 그는 전날 입장문에서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면서도 23, 24일 공연은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24일 공연(오후 8시)이 영장심사 기일과 겹치면서 결국 공연 출연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변호인이 심사 연기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조직적·계획적 증거인멸과 범인도피 사법방해 행위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우려도 크다"면서 "담당 검사가 직접 출석해 구속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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