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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윤석열 정부에 "남북군사합의 파기,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 비판

입력
2024.05.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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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통해 9·19 합의 비화 공개
"남북 군사 충돌 막는 안전핀"
홍범도 흉상 논란에 "분노와 서글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군사합의문 서명식이 열렸다. 송영무(왼쪽)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군사 분야 합의문 서명식울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군사합의문 서명식이 열렸다. 송영무(왼쪽)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군사 분야 합의문 서명식울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한 윤석열 정부의 조치를 "대단히 위험하고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의 퇴임 2주년을 맞아 출간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김영사)에는 2018년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된 군사합의의 비화가 담겼다.

문 전 대통령은 먼저 평양 정상회담에 대해 △남북 군사합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의 큰 로드맵 등을 이끌어냈다는 데서 의미를 찾았다. 그러면서 "비핵화와 별개로, 종래는 남북 간에 재래식 무기에 대해서도 군축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군사합의는) 중요한 길목"이었다고 강조했다. "접경지역 전역, 그리고 육·해·공 전 영역에서 군사운용을 통제함으로써 얻은 안보상 이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윤석열 정부의 군사합의 효력정지를 "어리석은 조치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스스로 안전핀을 무력화해 버렸으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 정부가 먼저 군사합의 중 공중 부분의 효력을 정지한 것은 비록 파기라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파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군사합의 파기로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남북갈등이 재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9·19 군사합의를 통해 북한이 처음 NLL을 인정했는데, 효력정지로 그 성과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합의 파기는 결국 NLL의 법적 지위에 관한 분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빌미가 됐다"고 토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는 민족과 공동체, 애국을 중시하는데 그 가치에 가장 잘 부합하는 인물이 홍범도 장군"이라며 "이런 분들을 예우하지 않고 도리어 폄훼하고, 세워져 있는 동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논란은) 우리 군의 정신에도 큰 상처가 됐고, 군의 정치적 중립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혔다"며 "분노와 서글픔이 밀려온다. 이렇게 쩨쩨하고 못났나 싶기도 하고, 왜 우리 스스로 못난 나라가 되려고 하는 것인지 안타까움이 크다"고 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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