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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전선’ 퇴각한 우크라이나… 미국, ‘러시아 본토 타격’ 묵인 선회?

입력
2024.05.16 2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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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동부 방어선 무너져… 젤렌스키, 해외 방문 취소
러, 기세등등… 쇼이구 “모든 방향 전진, 공세 성공”
미국 “우크라, 외부 공격 여부는 스스로 결정할 일”

러시아군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14일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르키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14일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르키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집중 공세에 우크라이나군이 결국 ‘하르키우 전선’에서 퇴각했다. 주요 전장에서 밀리고 있는 최근 흐름에 위기감을 느낀 듯,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외 방문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전세를 뒤집기 위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묵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군 공세 성공... 우크라 "무기 지원 지연 탓"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州) 방어선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우크라이군은 전날 밤 “우리 군의 인명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하르키우시(市) 인근 보우찬스크 등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다”며 열세를 인정했다. 하르키우주의 주도인 하르키우시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로, 지난주 본격화한 러시아군의 진격이 성공한 셈이다.

러시아 접경 지대에서 5㎞ 떨어진 보우찬스크 함락은 우크라이나에는 뼈아프다. 당장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주로 잡혔던 스페인·포르투갈 방문을 보류했을 정도다. WP는 “우크라이나의 급증하는 불안감 수준을 보여 준다”고 짚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로보티네도 재장악했다고 발표했으나, 우크라이나는 ‘허위 정보’라며 부인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무기 지원 지연에 따른 불가피한 철수라는 입장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무기) 공급이 지연될 때마다 최전선에는 차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러한 빈틈을 노리고 하르키우 공격에 나섰고, 탄약 등이 부족한 우크라이나군의 퇴각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뜻이다.

미국 "우크라에 '20억 달러' 추가 군사 지원"

러시아는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러시아 국방장관에서 최근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전보된 세르게이 쇼이구는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방향에서 전진 중이고, 공세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뢰도와 정당성을 약화하려는 러시아의 허위정보 캠페인도 최근 들어 부쩍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미 CNN방송이 전했다.

변수는 있다. 14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20억 달러(약 2조6,890억 원) 상당의 추가 군사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무기의 사용 제한 지침(러시아 본토 타격 금지)을 묻는 질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 외부 공격을 막아 왔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위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동안 확전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 공격을 금지해 왔던 미국 방침이 완화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300㎞의 신형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제공한 상태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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