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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불순·시력 저하, 알고 보니 ‘뇌하수체 종양’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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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하수체(腦下垂體·hypophysis)는 우리 몸의 ‘호르몬 관제탑’으로 불린다. 뇌의 시상하부 명령을 받아 여러 장기의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곳이 병들기라도 하면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몸에 다양한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하수체를 병들게 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이곳에 종양이 자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뇌하수체 선종으로 특정 장기 호르몬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고 과다 분비되면서 다양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호르몬 중에서도 △유즙 분비 호르몬 △성장호르몬 △부신 피질 호르몬이 과다 분비될 때가 대표적이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유즙 분비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경우다. '프로락틴선종'이라고도 하며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35~40%를 차지한다. 여성은 무생리와 불임, 유루증(임신·출산하지 않은 여성에게서 젖이 나오는 것)이, 남성은 성욕 감소와 발기부전 등이 나타난다. 종양이 커지면서 두통과 시야장애도 동반할 수 있다. 프로락틴선종은 약물 치료하면 프로락틴을 낮추고 종양 크기도 줄일 수 있다.
노은 고려대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프로락틴선종은 난임 치료를 받다가 알게 돼 뒤늦게 내분비내과를 찾을 때가 많다”며 “생리 불순이나 무생리가 생기거나 임신이 어려우면 내분비내과를 방문해 프로락틴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성장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발생하는 말단비대증도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15~20%를 차지한다. 특히 30~40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고 알려졌다. 머리·턱 등이 커지면서 얼굴 모습이 변하고 피부는 두꺼워지고 주름살은 깊어진다.
진상욱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특히 말단비대증은 외적 변화를 넘어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같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며 “심혈관 질환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말단비대증의 1차적 치료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고 방사선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부신 피질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발생하는 쿠싱병은 뇌하수체 선종의 10~15%를 차지한다. 월상안(얼굴이 둥글게 변하는 것), 물소혹(물소의 목덜미처럼 목뒤에 지방이 차오르는 것), 중심 비만 등의 변화가 나타나며 피부가 얇아지면서 쉽게 멍이 든다. 또 고혈압·당뇨병·골다공증 등의 발생 위험이 커져 빨리 치료해야 한다.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1차적 치료이지만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완전히 제거하기 힘들면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진상욱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은 따로 예방법이 없어 스스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인에게서 외모가 변했다는 얘기를 듣거나, 손에 잘 들어가던 반지가 갑자기 안 들어가거나, 잘 신던 신발이 맞지 않거나, 젖이 나와야 할 상황이 아닌데도 속옷에 하얗게 젖이 묻어 나오는 등 이상 증상이 생기면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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