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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팬덤만 믿고, 쭉~ 갑니다"... 범죄에도 반성·사죄 않는 연예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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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수 있는 비일비재한 일(뺑소니)인데 오히려 솔직한 별(김호중)님을 칭찬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①교통사고 후 미조치 ②운전자 바꿔치기 ③음주운전 의혹을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의 팬카페엔 이런 글이 올라왔다. 김호중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벗어난 뒤 경찰의 수차례 전화와 문자 등 소환 요구를 피하다가, 사건 발생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는 이때도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다가 추궁 끝에 범행을 인정했다.
사건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커졌지만, 김호중은 공연 일정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팬들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옹호하기에 바쁘다.
과거엔 시늉이나마 하던 '자숙'마저 이젠 사라졌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범죄에 연루되거나 물의를 일으키면 일정 기간 활동을 중단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숙은커녕 활동을 강행하는 경우도 이어진다. 무슨 짓을 저질러도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왜곡된 강성 팬덤을 등에 업은 연예인·스포츠 스타들의 뻔뻔함이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에 큰 사고를 친 김호중이 이렇게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팬들이 그를 감싸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호중의 일부 카페엔 "내 가수, 기 살려주러 갑시다, (공연) 매진으로"라거나 "별일 아니고, 오늘만 지나면 됩니다"라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는 중이다. 김호중은 이전에도 폭행시비 사건, 도박 의혹 등 수차례 논란에 휩싸였지만 문제없이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연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팬들의 말처럼,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당시 김호중의 사고 영상을 보면 꽤 큰 충돌이 발생해,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접촉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하면 그만인데, 굳이 도주하거나 바꿔치기를 한 걸 보면 음주운전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범법행위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지만 김호중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다. 김호중 소속사는 14일 입장문에서 "예정돼 있는 공연은 일정 변동 없이 진행하려고 한다"며 "당사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아티스트를 지킬 것을 약속드린다"고 큰소리쳤다. 이달 18·19일 경남 창원시, 23·24일 서울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기본적 도리와 윤리를 깡그리 무시하는 일은 스포츠계에서도 일어난다. 전직 야구선수 강정호(37)는 최근 자기 유튜브에 '맨정신 강정호의 운전실력은? 드리프트 보여줄게'라는 제목의 자동차게임 플레이 영상을 올렸다. 자신이 과거 음주운전으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일을 희화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강씨 유튜브 구독자 수는 채널 개설 1년 만에 7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뻔뻔함'의 원천은 왜곡된 팬덤이다. 정치권의 맹목적 팬덤 현상처럼 '내 스타'가 법을 지키든 말든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현상이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강성 핵심 팬덤이 위기가 왔을 때 '뭉쳐야 산다' 식의 집단주의 여론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잘못된 소수로 인해 정상적인 다수 팬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해당 연예인의 자발적 자숙과 팬들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팬도 문제지만 그런 '팬심'을 이용해 '돈을 못 버는 기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 스타들의 윤리의식도 비판받아야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타와 팬의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닌 상호적인 것"이라며 "서로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비판적인 팬덤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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