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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일 만에 소환된 임성근 전 사단장… 경찰이 규명해야 할 '3대 의혹'

입력
2024.05.14 00: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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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수색 지시 사실 없어" 혐의 강력 부인
①수색 강행 지시 여부 ②지시 권한 있었나
③권한 없어도 사실상 명령이었나 등 초점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조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3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경산=뉴스1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조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3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경산=뉴스1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하는 경북경찰청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13일 오전 소환해 늦게까지 조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수중수색 지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앞으로 경찰 수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은 이날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 사무실로 출두했다. 그에 대한 소환조사는 채 상병 순직 299일 만이다. 변호인 없이 군복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임 전 사단장은 “작전 임무 수행 중 안타깝게 순직한 채 해병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분들에게도 다시 한번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사고 당시 지휘권이 없었으므로 본인 책임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항변했다. 임 전 사단장은 “검증되지 않은 각종 허위 사실과 주장이 난무했다. 일부 유튜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일부 언론에서 심지어 제가 하지도 않은 수중수색 지시를 제가 했다고 10개월째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것들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천군 수해 실종자 수색’은 (해병대) 여단장이 작전 통제권자인 육군 50사단장에게 건의해 승인받아 결정한 것으로 자신과 무관하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경찰은 이날 부대 투입 전부터 사고 시점까지 임 전 사단장의 임무와 역할, 작전지휘관계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한 가운데 특히 그의 ‘지시’ 또는 ‘의견제시’가 채 상병 순직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인과 관계를 밝히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이 소속된 부대에 대한 작전지휘권은 채 상병 순직(2023년 7월 19일) 이틀 전이자 해병대 병력이 포항에서 문경ㆍ예천으로 이동한 7월 17일 오후, 합참의장에서 제2작전사령관을 거쳐 육군 50사단장으로 전환됐다.

당시 해병대는 수색이나 복구 등 구체적인 임무를 모른 채 급박하게 출동했다가 18일부터 인명수색작전에 투입됐다. 18일 낮부터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해 오후에 빗줄기가 강해지자 육군은 작전을 중단했다. 하지만 채 상병 소속 대대장의 경찰 조사 진술서 등에 따르면 해병대는 수색을 강행했다.

사고가 난 19일은 비는 그쳤지만 전날 내린 많은 비로 예천 일대 하천은 극히 위험한 상태였다. 일부 병력은 제방이나 하천 둔치, 수초가 많은 얕은 곳에서 수색했지만, 채 상병 분대원들은 물속에서 수색하다 모랫바닥이 무너지면서 사고가 났다.

사고에 앞서 중대장과 대대장, 여단장 등이 안전 등을 이유로 과도한 수색이 어렵다고 건의했으나 묵살당했다는 정황이 녹취록 등으로 일부 드러난 만큼 경찰 수사는 임 전 사단장이 ①구체적으로 강행을 지시했는지 ②지시할 권한이 있었는지 ③형식적 권한은 없었지만 간부들이 사실상 명령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종합적으로 이 같은 사실이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산=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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