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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경제 염두? 측근 비리 탓?'... 국방 장관 교체한 푸틴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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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국방부 장관을 전격 교체했다. 2012년부터 국방부를 이끌었던 세르게이 쇼이구 전 장관을 대체하는 인물은 비(非)군인인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전 러시아 제1부총리다.
크렘린궁은 벨로우소프가 '경제 전문가'라는 점이 낙점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진 만큼 전시 경제를 이끌어가기 적합한 인물을 찾았다는 것이다. 다만 쇼이구 측근이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데 따른 경질성 교체라는 시각도 많다.
러시아 타스통신,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벨로우소프를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시작된 임기 6년 푸틴 대통령 집권 5기 첫 주요 인사다.
벨로우소프 발탁은 '파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러시아가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데다 최근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를 겨냥한 새로운 공세를 시작한 상황에서 군 복무 경험이 전무한 인물을 군 수장에 앉혔기 때문이다. 올해 65세인 벨로우소프는 1981년 모스크바국립대 경제학부 졸업 후 학계에서 일하다 1999년 정부에 합류한 '경제 전문가'다. 2012년 경제개발부 장관, 2013~2020년 푸틴 대통령 경제보좌관, 2020년 러시아 제1부총리 등을 역임했다.
크렘린궁은 경제 전문가로서의 벨로우소프 능력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재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안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6.7%로, 해당 비중이 7.4%에 달했던 1980년대 중반의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군비 지출이 전체적 경제 상황과 더 부합하고 통합되도록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폭증한 국방비 지출을 관리·조정할 인물을 찾았다는 뜻이자, 더 길어질 전쟁에 대비해 안정적인 전시 경제 체제를 갖추겠다는 의미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지속가능한 경제에서 전쟁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렘린궁이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쇼이구 해임은 그의 측근인 티무르 이바노프 전 국방부 차관이 뇌물 수수 비리에 연루된 것과 연관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바노프는 최소 100만 루블(약 1,483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쇼이구는 군대 및 보안 기관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명목상 국방부 장관보다 상위 직급인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자리를 옮기며 체면은 구기지 않게 됐다. 푸틴 대통령과 휴가를 함께 갈 정도로 최측근 인사인 점 등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쇼이구는 군수산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관련 산업 단지도 감독할 예정이다.
한편 러시아는 10일부터 시작한 하르키우 방면 공격에서 사흘 만에 9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드니 야로슬라프스키 우크라이나 특수정찰부대 사령관은 12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일부가 걸어서 국경을 넘고 있는 드론 촬영 영상을 보여주면서 "1차 방어선조차 없었다. 러시아군이 그냥 걸어 들어왔다"라고 토로했다. 러시아가 병력과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붙이고 있고, 특히 건조한 날씨에 땅이 단단해지는 봄철을 맞아 '5월 대공세'에 나섰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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