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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격서? 완충지대 형성? 러시아, 하르키우 공세에 우크라 '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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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를 겨냥한 지상전에 돌입했다. 하르키우 북쪽으로 전선을 넘어 진격한 지 사흘 만에 9개 마을 점령을 주장할 정도로 위력은 상당하다. 하르키우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뒤 일부 지역을 점령했다가 같은 해 9월 우크라이나가 수복한 북동부 도시다.
하르키우 공세는 '러시아의 대공세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의 새 작전이 하르키우 재점령을 위한 것인지, 전선 내 다른 지역에서 성과를 올리기 위한 '성동격서'식 작전인지를 두고 해석은 분분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무기 부족 시기를 틈타 공세를 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만큼 우크라이나는 '빠른 무기 배치'를 미국 등 우방국에 촉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2일 하르키우주(州) 하티셰, 크라스네, 모로호베츠, 올리니이코베 등 4개 마을을 추가 점령했다고 밝혔다. 전날 플레테니우카, 오헤르체베 등 5곳을 장악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러시아는 10일 새벽부터 하루 만에 하르키우 북쪽 보우찬스크, 립시 쪽을 향해 1㎞가량 진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동안 전투가 잠잠했던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기습 공격으로 11일 기준 마을 주민 1,700여 명이 대피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점령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자국 군이 열세라는 점을 부인하지는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러시아의 공세를 끊어내고 우크라이나가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다음 날에는 플레테니우카 등 마을 7곳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영토 보호를 위해 반격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하르키우 기습 공격은 국경 주변으로 완충 지대를 넓게 형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를 기반으로 벨고로드 등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습을 빈번하게 감행해 온 만큼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작전을 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5선을 확정한 뒤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잦아졌다면서 완충 지대 형성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10일 "러시아가 완충 지대 구축을 위해 (하르키우에 대한) 사격 강도를 높이고 추가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네츠크 격전지에 집중된 우크라이나 군사력을 분산하고자 일부러 하르키우를 공격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중부에 있는 군사 요충지인 차시우 야르 점령을 목표로 공세를 펴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정예 부대를 집중한 상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하르키우에 투입한 군사력이 제한적이며 하르키우에서 대규모 작전을 펴기에는 병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두 지역의 작전이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막아낼 무기가 시급하다고 미국 등 우방국에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원하겠다고) '발표된 무기'뿐만 아니라 '(전장에) 배치된 무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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