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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세번째 휴진날... 큰 차질 없었지만 환자는 불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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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10일 하루 '휴진’을 선언했다. 벌써 세 번째 의대 교수 동시 휴진이다. 휴진 여부가 교수 개인에게 맡겨졌고 사전에 예약이 조정돼 큰 차질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환자와 보호자들은 반복되는 집단 휴진에 '혹시라도 진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 하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은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로 붐볐다. 1층 창구 앞 대기석에는 예약이나 수납을 하려는 사람들이 서너 명씩 앉아 있었다. 휴진 선언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교수들이 일정대로 외래·수술을 진행했다.
이번 집단 휴진은 전국 20여 개 대학이 참여한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각 교수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하루를 쉬자"고 3일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30일, 이달 3일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은 빅5 병원(5대 상급종합병원) 중에는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총 4곳이 동참했는데, 대부분 병원에서 필수과나 응급실·중환자실의 진료, 수술이 큰 차질 없이 운영됐다.
2주 전 유방암 수술을 받고 예후 확인을 위해 서울대병원 암병동을 찾은 강모(61)씨는 “지난해 8월부터 교수님께 진료와 수술을 받았는데, 오늘 휴진 소식을 듣고 안 계시면 어쩌나 직전까지 마음을 졸였다“며 “다행히 예정대로 진료를 받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뇌전증 후유증으로 골절상을 입고 재활의학과를 방문한 이모(77)씨도 “골절로 급하게 잡은 진료라 걱정됐는데, 차질 없이 진료받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수들의 집단 휴진 참여율이 높지 않다고 해서 환자들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음 휴진 때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담보가 없어 불안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심장병 때문에 서울대병원 흉부외과를 찾은 80대 환자는 “오후 진료인데, 휴진 소식을 듣고 혹시라도 예약이 취소되면 빨리 다시 잡으려고 3시간 일찍 와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응급실 적체 현상도 여전했다. 성북구에 홀로 사는 90대 시어머니로부터 ‘숨이 안 쉬어진다’는 전화를 받고 경기 남양주시에서 남편과 함께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달려왔다는 김모(65)씨는 “환자가 고령이라 1분 1초가 걱정인데 오전 10시부터 3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대기 인원이 워낙 많아 보호자 대기실에도 대여섯 명의 환자가 누워 있더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어 그는 “(의료진이) 적은 인력으로 고생하시는 건 알지만, 연이은 휴진과 길어지는 파업에 환자와 보호자들 속은 타들어갈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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