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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이묘를 섬기게 된 영국 항해사… 문화 충돌 넘어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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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국인이 군웅이 할거하는 일본 한복판에 들어간다. 언어는 잘 통하지 않고,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며 권부의 주요 인물로 자리 잡는다. 일본 여성과 야릇한 관계를 맺기도 하나 동료들과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꿈이다. 그는 갖은 고난을 이겨내고 집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네덜란드 상선 한 척이 일본으로 향한다. 영국인 항해사 존 블랙손(코스모 자비스)이 새 항로 개척을 책임진다. 선원들은 기진맥진한 끝에 일본 해안가에 이른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환대가 아니다. 문초와 죽음의 공포다.
일본은 전국시대가 마무리될 시기다. 새로운 패자(覇者) 다이코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다시 혼란기에 접어든다. 다이코의 가신 이시도(히라 다케히로)가 오사카에서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간토 지역 다이묘 도라나가(사나다 히로유키)가 강력한 맞수다. 이시도는 계략을 짜 도라나가를 제거하려 하고, 도라나가는 블랙손의 서양 화포와 전술에 기대 반전을 노린다. 안진이라 불리게 된 블랙손은 의도치 않게 권력 다툼에 휘말리게 된다.
블랙손은 포르투갈이 독점하고 있는 일본과의 무역을 위해 험난한 여정을 거쳤다. 그의 목표는 실현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살아남아야 하나 현실이 만만치 않다. 언어라는 장해물보다 문화 차이를 넘어서기가 더 어렵다. 목숨까지 바치는 충성, 죽음에 대한 예찬, 숙명의 미화, 독특한 성풍속 등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드라마는 블랙손의 눈을 통해 일본 전통문화를 들여다본다. 노골적인 오리엔탈리즘이 드라마 전반에 흐른다.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도 눈길이 갈 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서양인의 판타지를 자극하려는 듯 블랙손은 현지인과 사랑에 빠져든다. 도라나가 심복 장수의 아내 마리코(사와이 안나)가 상대다. 마리코는 블랙손의 통사다.
오리엔탈리즘에만 기대지 않는다. 수려한 영상미가 재미를 더한다. 칼들이 부딪히는 액션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해 볼거리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다이묘들의 권모술수와 배신, 궁지에 몰린 도라나가의 인내와 기지, 일본 사회에 적응하며 새 길을 모색하는 블랙손의 고투 등이 흥미를 자아낸다.
도라나가와 마리코의 애절한 사랑, 전통에 얽매인 여인들의 비극 역시 눈길을 끈다. 포르투갈이 천주교를 앞세워 시장을 독점하려 하고, 신교가 이에 맞서는 모습이 일본 군웅들의 다툼과 맞물려 전개되며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2월 24일 미국에서 첫 공개된 후 6일 동안 900만 회를 기록한 드라마다운 구성을 지녔다.
제임스 클래벨(1921~1994)의 동명 소설(1975)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설은 1980년 미국에서 리처드 챔벌레인 주연 드라마로 처음 제작돼 큰 인기를 모았다. 일본 역사에 허구를 보탠 내용을 담고 있다. 도라나가는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 어린 아들을 남기고 죽는 태합전하 다이코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시도는 이시하라 미쓰나리, 마리코는 호소가와 그라시아, 블랙손은 일본에 처음 다다른 영국인 윌리엄 애덤스를 각각 모델로 삼았다. 배우가 말을 해도 한글 자막이 종종 누락되는 등 국내에선 부실하게 공개됐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9%, 시청자 9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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