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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 작전' 나선 이스라엘… 140만 명 어디로 가나 "인류 향한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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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마침내 가자지구의 '마지막 피란처' 최남단 도시 라파 침공을 감행했다. 라파 일부 지역에 대피령을 내린 지 24시간도 채 안 돼 본격적인 지상전 수순에 돌입한 모습이다.
라파로 내몰린 어린이 60만 명을 비롯한 피란민 140만 명은 대피할 새도 없이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이스라엘은 "인류를 향한 범죄"라는 국제적 비판에 직면했다.
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간밤 군사작전을 통해 가자지구 라파의 팔레스타인 쪽 국경검문소를 점령했다고 이날 오전 밝혔다. 이 과정에서 IDF는 약 20명을 사살했고, 검문소와 이어진 주요 도로를 장악했다. 이곳은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통로로, 국제사회 구호물자가 반입되는 주요 통로 중 하나다.
앞서 IDF는 6일 오전 라파 동부 지역 알슈카·알살람에 머무는 약 10만 명에게 남쪽 해안 도시 알마와시에 임시로 마련된 '인도주의 구역'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동시에 이 지역을 공습했다. 5일 밤부터 6일 오전 사이 IDF의 공격으로 최소 26명이 숨졌고, 6일 밤에도 50여 차례 포격이 잇따랐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서 제한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이는 사실상 IDF가 라파 지상전에 돌입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집중 폭격으로 군사 시설을 초토화한 뒤 지상군을 투입해 시가전에서의 병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작전을 택했다.
IDF가 대피령을 내린 날 하마스는 이집트가 제시한 휴전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의 진군을 막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제사회는 라파 지상전이 초래할 파괴적 결과를 우려해 왔다. 이스라엘의 주민 소개령 이후 알마와시로 향하는 피란 행렬이 줄을 잇고 있지만, 14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안전한 곳은 가자지구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라파의 어린이 60만 명은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에 처해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6일 성명을 통해 "라파에 어린이가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60만 명은 '더 큰 재앙'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했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한 사실상의 '강제 이주'는 반(反)인도적 범죄라는 비판도 거세다. 알마와시에는 거주에 적합한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이스라엘의 대피령은 비인도적"이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을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휴전을 촉구하는 안팎의 목소리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귀를 막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 "라파 지상전은 용납할 수 없다"며 "(휴전 협상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통화로 라파 지상전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우리는 100만 명 넘는 무고한 민간인을 더 큰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라파 작전에 대한 우리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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