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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졸업반, '땡땡이' 치자!" 공지에 40대 20명 뛰쳐나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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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도 (고교) 졸업반을 위한 '땡땡이 날'이 돌아온다! 5월 19일 금요일 오전 10시, 학교 운동장'.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40대 남성이 고교 동창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얼굴이나 보자'는 제안이었다. 이 도발에 다 큰 '어른' 20여 명이 회사 등을 뛰쳐나와 평일 오전의 일탈에 동참했다. 이들은 "이렇게 보니 정말 좋다"며 서로 부둥켜 안았고, 학교 밖으로 나가 맥주로 목을 적셨다.
책 '마흔 살, 그 많던 친구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미국 신문 기자인 빌리 베이커가 시도한 우정 회복을 위한 좌충우돌 여정의 기록이다. 그 과정은 꼭 코미디쇼를 보는 것 같다. 저자는 1980년대를 풍미한 미국 아이돌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 팬클럽 회원들의 선상 모임까지 찾아간다. 격주로 '수요 모임'을 만들고 친구와 함께 여행도 떠난다. 이렇게 그가 중년의 우정 찾기에 '진심'인 이유는 관계의 회복이 삶을 든든하게 해주고, 고립으로 인한 우울증 등 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모두 끊고 대면으로 관계를 재정립한 그는 타인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정의 회복은 관계의 고립을 먼저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저자처럼 생일 때쯤 SNS에 '내 생일이야, 메시지 대신 전화 줘'란 게시물을 올려보는 건 어떨까. '베스트 프렌드'를 한두 명으로 한정하지 않아야 새로운 관계를 즐길 수 있다. 중년 여성도 비슷한 고충을 겪을 텐데 연구 대상을 남성으로만 한정 지은 게 아쉽지만, 술 약속 외의 교류에 서툰 '아재'들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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