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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검'이 증명한 뉴진스 파워...민희진과 결별해도 계속될까?

입력
2024.05.01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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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신곡 '버블검' 뮤직비디오 나흘 만에 1600만회 돌파
레트로 이상의 세련된 콘셉트로 세대 초월한 인기
음악·이미지·뮤직비디오·비주얼 콘셉트 등 민 대표가 제작 총괄
민희진 없는 뉴진스, 정체성 이어질지는 미지수

뉴진스, 어도어

뉴진스, 어도어

“개저씨들은 절대 이런 순수하고 맑은 느낌을 낼 수 없지.” “뉴진스는 시대의 상징, 독보적인 존재.”

27일 공개된 그룹 뉴진스의 신곡 ‘버블검’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영상에 달린 인기 댓글들이다. 뉴진스 팬이 대부분이란 점을 감안해도 여느 K팝 뮤직비디오와 달리 ‘독보적인 감성’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가요계에선 이번 신곡을 제작한 이른바 '뉴진스 맘'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신곡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의 분쟁 속에 뉴진스와 K팝 팬들의 여론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뉴진스 '버블검' 뮤비, 민희진만의 독특한 미감과 재능 증명

‘버블검’ 뮤직비디오는 별다른 홍보 없이 공개된 지 나흘 만에 조회수가 1,600만 회를 돌파했다. 5월 정식 컴백을 앞두고 발표된 곡으로, 듣기 편한 팝 장르 안에 도회적인 시티팝, 펑키한 R&B 등이 더해졌다. 데뷔 초의 ‘하이프 보이’나 ‘디토’만큼 강렬하진 않지만 수작이라는 평이 많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250이나 프랭크(FRNK)처럼 실험적인 성향의 프로듀서를 과감하게 기용해 K팝 자장 안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음악을 만드는 것이 민 대표의 특징인데, 이번 곡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다소 아쉽다는 평도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데뷔 당시 뉴진스의 곡들이 줬던 신선함이나 충격은 느낄 수 없는 평이한 곡이라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민 대표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음악을 넘어 뉴진스라는 총체적 콘셉트의 독특한 미감을 만들어내는 능력 때문이다. ‘버블검’의 뮤직비디오가 그 예다. OGG비주얼의 이영음 감독이 연출한 뮤직비디오는 1990년대 일본 학원물을 연상시키는 모티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낯익으면서도 낯선 세계를 만들어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1980~1990년대를 산 세대들에게 영감을 준 콘텐츠, 당시의 하위문화적 요소들을 K팝에 이식한 뒤 철학을 불어넣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라며 "이것을 대중이 좋아하는 콘텐츠로 만드는 게 민희진만의 작법”이라고 말했다.

그룹 뉴진스(NewJeans)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분쟁 속 예정대로 컴백 콘텐츠를 공개했다. 어도어 제공

그룹 뉴진스(NewJeans)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분쟁 속 예정대로 컴백 콘텐츠를 공개했다. 어도어 제공

뉴진스가 세대, 성별, 취향을 초월해 인기를 끄는 건 ‘레트로’ 이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도헌 평론가는 “이번 뮤직비디오의 미적 감각은 과거를 가리키고 있지만 과거처럼 느껴지지 않고 현실을 초월한 이상향이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의 세계, 안식처 같은 느낌을 주면서 강력한 시·청각적 쾌감을 주기에 많은 사람을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민희진 없는 뉴진스?...인기는 이어지겠지만 정체성 유지는 '글쎄'

민 대표는 K팝 업계에서 독보적 존재로 꼽힌다. 대부분의 K팝 기획사에선 스태프들이 담당하는 음악 프로듀싱, 뮤직비디오, 가수들의 의상·헤어스타일 등 이미지 연출, 앨범 재킷·홍보물 등 시각 디자인에 직접 관여하며 일관된 콘셉트를 만들어낸다는 점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편집장을 지낸 문화칼럼니스트 겸 작가 김도훈씨는 “K팝은 어느 정도 공식화돼 있어서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돼 있는데 민 대표는 디테일이 한 발 앞서 있기에 업계에서 따라가기 힘든 프로듀서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해임을 위한 어도어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해 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냈고 30일 관련 절차가 시작됐다. 약 3주 뒤 법원 결정이 나오면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 민 대표가 손을 뗀 뉴진스가 지속가능할지에 가요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인기를 단번에 잃진 않겠지만 고유의 정체성을 이어가긴 어렵다고 본다. 김도훈씨는 “뉴진스는 2년 만에 아이콘이 된 데다 팬덤이 엄청나서 민 대표가 없어도 생명력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이전과 같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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