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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교통사고로 만난 10살 차이 남녀… 끌리는 건 어쩔 수 없지

입력
2024.05.04 11: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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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파라마운트플러스) 드라마 '어쩌다 콜린'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고든(왼쪽)과 애쉴리는 개 교통사고로 인연을 맺으며 어쩌다 함께 동거를 하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Binge 제공

고든(왼쪽)과 애쉴리는 개 교통사고로 인연을 맺으며 어쩌다 함께 동거를 하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Binge 제공

티빙 바로 보기 | 8부작 | 15세 이상

남자는 차로 출근 중이다. 한 여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 하자 차를 멈춘다. 여자가 돌출 행동으로 감사를 표한다. 남자는 황홀함에 젖는다. 무심코 가속기를 밟았다가 끔찍한 소리를 듣는다. 막 지나가던 개를 못 본 거다. 남녀는 다친 개를 안고 동물병원으로 향한다. 40대 남자 고든(패트릭 브러몰)과 29세 여성 애쉴리(해리엇 다이어)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다.

①두 남녀의 엉뚱한 동거

고든과 애쉴리는 교통사고로 다친 개를 안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간다. 두 사람은 사고 책임을 두고 다투느라 정신이 없다. Binge 제공

고든과 애쉴리는 교통사고로 다친 개를 안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간다. 두 사람은 사고 책임을 두고 다투느라 정신이 없다. Binge 제공

개는 척추를 다쳤다. 누군가의 보호가 절대적이다. 치료비가 만만치 않기도 하다. 애쉴리가 일단 개를 집에 데려간다. 집을 함께 쓰는 사악한 동료가 반려견을 집에 들일 수 없다는 조항을 들어 애쉴리를 몰아낸다. 오갈 곳 없게 된 애쉴리는 고든에게 기댄다. 둘은 기이한 동거에 들어간다.

고든과 애쉴리는 첫 만남부터 다툰다. 사고가 누구 탓인지 싸우고, 치료비를 누가 더 부담해야 하는지 설전을 벌인다. 고든은 맥주 양조장 겸 선술집을 운영 중이다. 애쉴리는 돈에 쪼들리는 의학도다. 나이 차만큼 둘의 정신적 간극은 넓고도 넓다.

②세대 차가 빚어내는 웃음

애쉴리와 고든은 개 때문에 악연을 맺었다고 생각하나 개가 그들 사이를 잇는 가교라는 사실을 곧 깨닫는다. Binge 제공

애쉴리와 고든은 개 때문에 악연을 맺었다고 생각하나 개가 그들 사이를 잇는 가교라는 사실을 곧 깨닫는다. Binge 제공

고든과 애쉴리는 매사 티격태격한다. 다투면서도 서로에게 호감을 발견한다. 예정된 수순처럼 사랑에 빠진다. 둘이 농밀한 감정에 다다르는 과정에서 시청자는 ‘화장실 유머’를 마주한다. 애쉴리가 고든의 집에서 볼 일을 본 후 단수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하는 행동, 고든의 남다른 병력 등이 웃음을 부른다. 자신보다 젊은 애쉴리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고든이 안간힘을 쓰는 대목 역시 폭소를 빚는다.

시종 밝고 유쾌하다. 그렇다고 남녀의 달콤한 사랑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삶의 희로애락을 담는다. 고든은 죽음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다. 애쉴리는 자기애가 강한 어머니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고든과 애쉴리의 연애는 어쩌면 고달픈 하루하루를 잊기 위한 행위인지 모른다.

③삶을 버티게 하는 사랑

고든과 애쉴리는 열 살 넘는 나이 차를 극복하고 사랑에 빠진다. Binge 제공

고든과 애쉴리는 열 살 넘는 나이 차를 극복하고 사랑에 빠진다. Binge 제공

고든과 애쉴리는 어쩌다 함께 기르게 된 개를 콜린이라 부른다. 너무 흔한 개 이름으로 부르지 말자며 여러 이름을 서로 말하다 정한 호칭이다. 즉흥적으로 지은 개 이름처럼 고든과 애쉴리의 인연은 우발적이다. 예고 없이 일어나고는 하는 교통사고처럼 말이다.

‘사랑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고든과 애쉴리는 서로에게 버팀목이 된다. 두 사람은 옛 연인에게 가끔 딴눈을 팔고, 서로 실망을 해도 운명적인 사랑을 외면하지 못한다. 드라마는 지나치게 가볍지도, 너무나 심각하지도 않게 사랑의 본질을 탐색한다. 시청자는 낄낄거리고 웃다가 자신의 과거 속 한순간을 떠올리며 미래의 사랑을 꿈꿀 듯하다. 반려동물이 있는 커플이라면 더욱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 될 드라마다.

뷰+포인트

브러몰과 다이어가 각본을 쓰고 제작까지 했다. 둘은 부부다. 브러몰이 열세 살 많다. 부부의 실제 삶이 드라마에 반영되었다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호주 드라마다. 호주 연예산업의 저력을 보여준다. 배우 니콜 키드먼, 마고 로비, 멜 깁슨 등 호주 출신 배우들이 할리우드에서 맹활약할 수 있는 배경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2022년 호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빈지에서 첫 선을 보여 인기를 모은 후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시즌2가 최근 만들어져 이달 호주에서 방영을 앞두고 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100%, 시청자 94%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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