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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본토 정유시설 노리는 우크라이나… 목표는 '전시경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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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있는 정유 및 유류 시설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전쟁 규모 확대 및 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공격을 만류했음에도 연일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쟁을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군대와 경제를 지탱하는 에너지 시설에 타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판단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러시아 서남부 크라스노다르주(州)에 있는 쿠슈체프스 비행장과 일스키 및 슬라뱐스크 정유시설을 목표로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슬라뱐스크 정유시설은 운영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유 및 유류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올 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 1월부터 러시아 레닌그라드, 브랸스크, 볼고그라드, 벨고로드, 랴잔 등 주로 러시아 서부·남부 지역의 관련 시설이 표적이 됐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석유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 국제 유가가 불안정해진다'는 점을 들어 공격 자제를 요청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대담해지는 모습이다. 영국 국방정보국은 지난 23일 "러시아 정유시설 능력의 최소 10%가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 및 유류 시설 공격이 '정당한 보복'이라고 강조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부족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우리 에너지 시스템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공격한다면 우리도 그들이 기름, 전기 없이 사는 법을 배우도록 만드는 게 공평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본토 공격을 막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대규모 군대와 군수품을 이동시키는 데 연료는 필수적이어서 관련 시설을 공격하면 러시아 군사 작전에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우크라이나는 자국 방어를 위해 자국 영토 밖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쟁 중에도 순항 중인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줘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러시아 예산 약 3분의 1은 석유·가스 판매 수익에서 나오며, 이는 러시아 군대를 운용하는 데 주로 쓰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7일 "올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3%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흡족해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석유 관련 시설 공격이 러시아 전시 경제의 핵심을 공격하는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판매 제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6일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공격이 러시아에 치명적일수록 러시아 공세 역시 강해진다는 게 문제다. 러시아는 27일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들을 겨냥해 미사일 34기를 발사했다. 화력발전소 4개, EU로 가는 가스 공급 시설 등이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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