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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하이브와 노예계약" 주장, 불공정 '주주 간 계약' 때문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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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자회사(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불공정 조항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계약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면 하이브에 불리한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26일 한국경제가 투자은행(IB)을 인용해 공개한 양측 '주주 간 계약(SHA)'에 따르면, 민 대표와 하이브의 계약에는 ‘경업금지 조항’이 '주식 보유 기간'과 '대표이사 재직 기간'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달아 명시돼 있다. 경업금지는 회사 퇴직 후 일정 기간 경쟁 관계인 회사에 취업하거나 스스로 경쟁사를 설립·운영하는 등의 경쟁 행위를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2021년 어도어 설립 당시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100%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3월 민 대표가 이 중 20%를 매입하면서 하이브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민 대표 보유 지분 중 2%는 현재 어도어의 다른 임원이 갖고 있다.
한국경제가 공개한 계약 내용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최소 5년간 어도어에 재직하며 경업금지 의무를 지킬 것과 △대표 사직 이후에도 어도어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하고 있다면 경업금지를 지킬 것을 요구했다.
문제는 어도어 주식을 모두 처분하려면 민 대표가 하이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 대표 지분 중 13%는 하이브에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가 있지만, 나머지 5%는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하이브나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없도록 강제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이브가 마음만 먹으면 주주 간 계약을 볼모로 민 대표의 엔터 분야 창업이나 취업을 막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민 대표 "하이브 박지원 CEO가 자기만 믿으라 해서 사인"
민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계약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 평생 묶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답답하지 않겠냐”면서 “비밀 유지 의무가 있어서 밝힌 순 없지만 불리한 조항이 있어서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가 팔지 못하게 꽁꽁 묶어둔 5%(의 지분)"를 언급하면서 “주주 간 계약이 노예계약처럼 걸려 있다. (그 지분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서 하이브에 영원히 묶여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계약 내용에 대해 뒤늦게 하이브에 재협상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선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P)가 자기만 믿고 계약하라고 해서 그냥 생각하지도 않고 사인했다가 이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가 이 같은 주주 간 계약 내용을 수정하려 한 것이 하이브와의 갈등을 촉발한 불씨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에선 하이브가 내부 감사를 통해 확보한 민 대표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근거로 주주 간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민 대표의 어도어 주식을 헐값에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민 대표의 풋옵션 행사 가격은 대략 1,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민 대표의 계약 위반이 법원에서 인정받을 경우 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의 주식을 싼 값에 사들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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