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20~70%가 수면무호흡증… 심부전·부정맥·뇌졸중 발병 위험 크게 높아져

입력
2024.04.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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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수면무호흡증 100만 명 넘는 것으로 추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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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은 건강한 생활에 중요한 요소다. 코골이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숙면을 방해해 건강에 심각하고 다양한 악영향을 미친다.

민현진 중앙대병원 수면무호흡클리닉 이비인후과 교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실제 병원을 찾는 환자는 극히 일부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코를 고는 현상을 생리적인 습관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코골이로 인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질병이어서 방치하다간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코골이 원인은 잠자는 동안 근육이 이완돼 기도(공기 통로) 일부분이 막혀 있거나 좁아져 그 사이로 공기가 통할 때 기압이 떨어져 기도 점막이 떨리게 된다. 이때 점막이 진동하는 소리가 코골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 코골이와 치료가 필요한 수면무호흡 장애를 감별하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와 혼동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코골이는 수면 중 상기도 일부 조직이 진동을 일으켜 소음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반면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 폐쇄를 동반해 산소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대개 한 시간에 다섯 번 이상 무호흡 증상을 호소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코골이 환자의 20~70%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중추성 수면무호흡증, 수면 관련 호흡 기능 저하 증후군을 통칭한다. 이 중 가장 흔히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과 연관되는 것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S)’이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전 인구의 1~2%에게서 나타나며 성인 남성의 4%, 성인 여성의 2%에게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실제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22년 기준 11만3,224명으로 실제 환자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이도 코골이이 나타난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이나 기도의 해부학적 장애, 비강, 선천성 두개 안면 기형 등이 원인이다.

수면 무호흡 증상이 되풀이되면 △졸림증 △피로감 △집중력 감퇴 △기억력 감소 △성욕 감퇴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교통사고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밤마다 30~300회의 호흡 폐쇄를 겪게 된다. 산소가 만성적으로 부족하면 심장·폐에 부담을 줘 고혈압, 동맥경화, 심부전, 부정맥, 심근경색, 복부 대동맥류, 뇌졸중, 폐 질환 등 심각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코골이 환자 가운데 폐쇄성 수면무호흡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조절의 어려움으로 당뇨병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 중 폐쇄성 수면무호흡을 치료하면 혈당이 개선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민현진 교수는 “인하대 의대 신경과학교실 연구에 의하면 일반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13%인 반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고혈압 유병률은 38.7%로 3배가량 높았고, 당뇨병은 1.6배, 이상지질혈증 4.8배, 뇌졸중 4.5배, 심근경색 5배로 높았다”며 "이로 인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잠을 자다가 돌연사할 위험도 없지 않다"고 했다.

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게 확인됐기에 잠잘 때 코를 곤다면 수면무호흡증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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