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형사재판 15일 개시… 전·현직 미국 대통령 최초

입력
2024.04.15 09:17
수정
2024.04.16 00: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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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6~8주 법정 서야
형사기소 4건 중 유일하게 대선 전 재판 진행
검찰 "대선 위해 돈 주고 입 막는 수법은 중범죄"
트럼프 "정치적 기소" 반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플로리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플로리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했다는 혐의로 15일(현지시간)부터 재판정에 선다. 미국 건국 이래 전·현직 대통령이 형사 피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최초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선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오전 자신의 형사 재판이 열리는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 출두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 앞에서 "이것은 정치적 기소"이며 "미국을 향한 공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 첫날인 이날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서는 형사재판 일정이 본격 개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는 등 34개 혐의로 지난해 3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을 포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4건으로 형사기소됐다. 대선 전에 재판 일정이 예정된 형사사건은 현재 이 건이 유일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 재판을 대선 이후로 미루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사사건 피고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6∼8주로 예상되는 재판 일정 내내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전국을 누비며 선거 캠페인에 몰두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한두 달가량을 법정에서 보내야 하는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방검사장은 재판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범죄를 숨기고 속이려는 의도로 기업 문건을 위조해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기업 문건 위조만으로는 경범죄에 불과하지만, 대선 도전에 방해되는 불리한 정보를 감추려는 의도로 이뤄진 불법 행위인 만큼 중범죄에 해당한다는 게 브래그 검사장의 주장이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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