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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지 그만!" 미국 내 친팔레스타인 표심, 바이든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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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스라엘에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면 내 아들은 오늘 살아 있었을 겁니다."
지난 1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오폭으로 숨진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 소속 제이컵 플리킹어(33)의 아버지 존의 성토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 6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30분간 통화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살상을 끝내기 위해 힘과 영향력을 사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천 마일 떨어진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변함없는 '이스라엘 지지' 기조에 분노한 친(親)팔레스타인 유권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면서다.
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바이든 대통령부터 작은 도시의 민주당 자치단체장까지 뒤쫓으면서 선거운동이 방해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2,600만 달러(약 352억 원)를 긁어모은 최대 모금행사가 열린 뉴욕의 한 공연장 바깥에선 시위대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바이든, 부끄러운 줄 알아라"를 외치고, 행사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백악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가자지구 전쟁과 무관한 사진에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량학살과 기아를 방조한다'는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블링컨 장관의 집 밖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몇 주간 가짜 피를 뿌리면서 항의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선출직 공직자들도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NYT에 따르면 루 코레아 하원의원은 오전 6시 30분이면 캘리포니아주(州) 샌타애나의 자택 앞에 모인 시위대의 확성기 소리에 시달리고 있다.
9만 명이 거주하는 코네티컷주의 작은 도시 댄버리에서는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안 통과를 촉구하는 시위대가 시의회로 몰려들었다. 피터 부자이드 댄버리 시의회 의장은 "상원의원 사무실이나 백악관, 유엔 건물 앞이 아닌 우리 지역 의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 앤아버 시의회는 끊이지 않는 시위에 결국 휴전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NYT는 "이러한 시위대의 지속적 움직임은 선거의 해 민주당 내 긴장을 높여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는 민주당의 단일대오에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친이스라엘 성향이 확고한 공화당 지지자들에 비해 민주당 내 역학은 복잡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주 갤럽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75%는 이스라엘 전쟁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퀴니피악대학의 지난해 11월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은 이스라엘(21%)보다 팔레스타인(48%)을 좀더 동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 주요 지지기반인 젊은층과 흑인·히스패닉계는 친팔레스타인으로 기울어 있다. 민주당은 집토끼인 아랍계 표심 단속에도 나서야 할 참이다. 셈법이 복잡한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같은 비판에서 비껴나 있다. WP는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민주당은 지지층이 분열되고 일부 무당파까지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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