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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타르의 식탁'이 치워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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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얼마 전 아랍의 신문 기사를 통해, 가자지구 남단 도시 라파의 한 거리에서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금식을 지킨 수백 명의 사람이 음식을 함께 나누는 ‘이프타르의 식탁’이 마련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전투기 그리고 현지인들이 '즈난나'(윙윙거린다는 뜻)라고 부르는 무인 드론이 일상이 된 라파에서 주민들이 한데 모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이프타르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잠시 잊게 하고 라마단이 추구하는 관용, 너그러움, 화해의 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현재 라파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 이상이 피란민으로 몰려든 상태다. 약 150만 명이 밀집 거주하면서 한 화장실을 약 850명이 함께 사용해야 하는, 그야말로 기본적 인권이 무너진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전쟁 승리를 위해 라파를 결정적 전장으로 여기고 있으며, 라파에 숨어 있는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지상군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라파 내에 하마스 세력이 남아있는 한 가자지구로의 무기 밀수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전쟁 확대를 원치 않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규모 민간인 피해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피란민 캠프에 단 하나의 폭탄이라도 떨어질 경우, 많은 민간인 사상자 발생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작전 중 민간인과 하마스 대원을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민간인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입장 차는 지난 3월 25일 유엔 안보리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 통과 과정에서 분명히 나타났다. 미국이 기권표를 던져 유엔 결의안이 통과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대표단의 미국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군 개입은 무슬림 사회의 공분을 고려해 라마단 기간이 끝난 4월 중순 이후에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라마단이 끝나기 전에 라파에서 인도주의적 위기를 방지할 대안 마련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라파에서 하마스를 제거하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카타르, 이집트에서 진행 중인 휴전 협상이 성과를 내는 것이다. ‘라파 참상’을 막을 휴전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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