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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자" 공허한 메아리... 돌파구커녕 암초만 늘어가는 의정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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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촉발한 의정(醫政)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건설적 대화'가 2,000명 증원의 벽에 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여당에서도 재검토 목소리가 분출되지만 정부는 2,000명을 고수하고, 의사들은 계속 증원 전면 철회만 외치는 형국이다. 의료공백을 초래한 전공의들은 대화 제의에 요지부동인데, 대한의사협회(의협) 수장에 강성 후보가 당선되며 갈등이 심화될 변수만 늘어나고 있다.
27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뒤 브리핑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재차 전공의들을 향해 "책임 있는 대표단을 구성해 정부와의 대화 자리로 나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대화를 위한 대표단은 법 위반 사항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서 이탈하는 과정에서 대표단이 구성됐다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는 집단행동과 연관될 수 있겠지만, 의정 대화를 위한 대표단 구성은 집단행동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대화 참여를 지속적으로 촉구하는 것은 이들의 복귀가 의료공백을 메우는 데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24일 건설적 대화와 함께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해 '유연한 처분'을 주문한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의료계에서도 전공의들이 의료공백 해결의 키를 쥐고 있다고 판단한다. 의협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결자해지를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과 직접 만나 통 크게 이 상황을 타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화하자"는 메아리가 이어져도 증원 인원 2,000명은 여전히 높은 허들로 꼽힌다. 의협은 물론 의대 교수들은 "2,000명 철회"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4·10 총선에 출마한 국민의힘 안철수, 최재형 후보를 비롯해 여권에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는 확고한 입장이다. 박 차관은 "과학적으로 내린 2,000명 의사 결정에 대한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달 25일 시작된 의대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빅5 병원'(서울의 5개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은 28일 사직서 일괄 제출을 결의했고, 전남대와 충북대 등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의대 교수들도 이미 자발적 사직에 나섰거나 사직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전날 42대 의협 회장으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선출되며 의협 주축 세력인 개원의까지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의대 증원에 강력히 반대하는 임 회장은 당선 직후 "면허정지나 소송 등으로 전공의, 의대생, 교수 중 한 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총파업 때 개원의 참여율이 10% 수준이었던 만큼 현실화 여부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지만 회장이 바뀌며 의협이 최후의 카드로 총파업을 꺼내 들 가능성은 커졌다.
의료공백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의대 증원의 명분인 필수의료 강화 대책을 연일 꺼내고 있다. 이날은 보건의료 분야 과감한 재정 투자를 위한 '필수의료 특별회계'와 '지역의료 발전기금'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박 차관은 "의료사고 안전망을 위해 전공의의 책임보험·공제 비용은 50%를 지원하고,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 보상한도도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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