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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대파가 875원? 의대 정원 수랑 바뀐 거 아니냐"

입력
2024.03.26 13:44
수정
2024.03.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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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
"의대 증원? 오히려 300~1500명 감축해야"
"의사 경쟁 심해지면 과잉 의료 우려 커져"

사직 전공의인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 의협회관 유리창을 통해 비치고 있다. 뉴스1

사직 전공의인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 의협회관 유리창을 통해 비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한 종합병원 전공의(인턴)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최대 1,500명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계 분석에 따르면 2050년쯤 의사가 과잉된다는데, 의사 수는 지금도 과잉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에 7만 명이던 활동 의사 수가 지금은 11만~12만 명이다. 과잉의료가 여기서 출발한다"고 했다. 이어 "(의대 증원은) 건강한 노령화 효과, 의료 기술 발달 등이 전혀 고려가 안 돼 있다"며 "의료 행태를 조정할 때 감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끌고 있는 싱크탱크 분석을 토대로 현재(3,058명)보다 300~1,500명의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의 2,000명 증원안에 대해 그는 "2,000명이 왜 금과옥조인지 잘 모르겠다"며 "전공의들끼리 농담으로 대파값이랑 의대 증원이랑 바뀐 거 아니냐, 875명이 증원 수고, 대파값이 2,000원 아니냐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교육과 의학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류옥씨는 "국민은 질적으로 우수한 의사를 보고 싶어 하는데, (충북대처럼) 4배를 늘렸을 때 과연 그들이 적합한 의학 교육을 받을 수 있겠냐"며 "한 번도 수술 안 해본 사람이 수술 집도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환자들이) 그런 분들한테 수술받고 싶겠냐"고 반문했다.

또 "환자 한 명 한 명이 다 달라서 도제식으로 하는데, 교수님 어깨너머에서 보면서 당기는 것만 하다가 수술 열 번쯤 하면 자기가 봉합도 해보고 나중엔 수술도 한다"며 "(교수와 전공의) 1대 1로 하던 게 4분의 일, 10분의 1로 줄어드는 건데, 정부가 생명을 경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환자는 해외로 수출하고 '카데바'라 부르는 해부용 시신은 수입하겠다고 하지 않냐"며 "정부가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교수 증원 계획에 대해서는 "그렇게 우수한 인력을 어떻게 구할 거냐. 당장 교수급들이 널려있는 게 아니다"라며 "교수를 하다가 나간 개원의들은 다시 올 수야 있겠지만, 예를 들어 수술을 10년 안 한 분들이면 그분들부터 다시 수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료비 부담도 커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 한 1% 가능성이면 CT를 안 찍어도 되는데, 경쟁이 워낙 심하니까 환자 한 명 보는데 환자한테 (찍게 만들 거다)"라며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건 알고, 그래서는 안 되지만 (의사가) 정말 그렇게 많아졌을 때 윤리를 갖춘 사람이 5,000명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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