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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 갈등 '20년 지기', 대통령 특보 임명 위인설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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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장관급인 대통령 민생특별보좌관을 신설하고 '20년 지기'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을 임명했다. 공교롭게도 주 특보가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서 최종 배제된 다음 날이었다. 아무리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해도 당선이 희박해지자 공천을 반납한 최측근에게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주는 것은 '위인설관'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윤 대통령과 주 특보의 인연은 2003년 광주지검에서 검사와 수사관으로 일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인사는 호남 출신 측근에게 여당 지지세가 낮은 지역의 민심을 전달해 달라는 취지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30년 이상 검찰 수사관으로 일한 인사가 "민생 전달에 적임자"라는 대통령실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인연을 중시해 검찰 출신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배치한 인사 스타일은 그동안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주 특보의 아들은 대통령실에서 6급 행정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권 초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국민 눈높이를 감안한다면 주 특보의 발탁은 신중치 못한 처사다.
더욱이 주 특보는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당정 갈등의 한복판에 있었다. 지난 18일 발표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당선권 밖인 24번에 배치되자, 이에 반발해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 문제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자 대표적 '찐윤' 인사인 이철규 의원까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이재명의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하며 총선 막판 당정 충돌 양상까지 빚어졌다. 한 위원장은 "사천(私薦)은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이 주도한 공천을 놓고 그동안 쌓인 윤 대통령의 불쾌감이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총선을 앞두고 '이종섭·황상무 논란'에다 비례 공천까지 당정이 엇박자를 내는 것도 문제지만, 인사를 통해 당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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