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들, 19일부터 사직서 취합... “25일 일괄 제출”

서울의대 교수비대위 총회서 의결
"사직 수리 전까지 진료 계속할 것"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일괄 사직 결의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의과대학 앞에서 사직서 제출 시기 논의를 위한 총회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한 달 만에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도 단체로 사직서를 내기로 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일주일 뒤인 25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겠다고 발표하며 “의료 파국은 정부의 잘못”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일괄 사직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8일 오후 5시 총회를 열고 교수 단체 사직에 대한 투표를 진행해, 19일부터 비대위에 사직서를 내기로 의결했다. 비대위는 모인 사직서를 취합해 25일에 일괄적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날 총회에선 25일에 사직서를 취합해 한 번에 내는 ‘일괄 제출’과 각 과별 필수의료 인력을 고려해 2, 3차에 거쳐 단계적으로 사직서를 내는 ‘단계적 제출’ 중 어떤 방식을 택할지를 두고 논의와 투표가 진행됐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총회 후 브리핑에서 “금일 총회에 참석한 380명의 교수 중 약 75%에 달하는 283명이 25일 사직서 일괄 제출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직서를 제출한 뒤에도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는 정상적으로 진료할 것”이라며 “교수 개인별로 피로도 차이가 큰데, 교수들의 신체적 한계 상황에 맞춰 응급 환자와 중환자 진료는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직 수리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방 위원장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한 달 뒤 (사직서가) 수리될지 안 될지는 병원에 가봐야 알고, 저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의 의료사태를 만든 정부의 책임이 크며, 이번 사태를 단기간에 종결시킬 수 있는 건 사직서 제출이라는 극단적인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사직서가 제출돼도 수리되지 않으면 교수, 그리고 의료인으로의 신분이 유지된다”며 거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방 위원장은 20일로 예고된 정부의 의대별 정원 배정 발표에 대해서도 “대화의 장이 도저히 열릴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제발 그렇게 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교수들이 전공의를 설득하고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방 위원장은 “설득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보려 한다”고 답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 오후 5시부터 두 시간가량 신촌·강남·용인세브란스에서 임시 회의를 열어 25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는 이날 향후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안석균 비대위원장이 19일 구체적 합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