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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결의' 의대 교수 자극 피한 정부, 대형병원·필수의료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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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예고에 정부가 연일 우려를 표명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다만 초장부터 강경 대응에 나섰던 전공의 집단사직 때와는 달리 확전을 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교수들이 사실상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마지막 보루인 데다가, 교수들 또한 진료 거부와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대신 의료계 내 우군인 대형병원들을 챙기고 필수의료 보상을 강화하는 수가(의료서비스 가격) 개편안을 구체화하는 등 의대 증원 및 의료 개혁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차관은 의대 교수들을 향해 설득 조의 메시지로 일관했다. 조규홍 장관은 18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교수들이 실제로 환자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도록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박민수 차관도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도 대비하고 있지만 교수들이 현장을 떠나면 중증 진료 체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현실이 일어나리라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국내 5대 상급종합병원(일명 '빅5 병원') 병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비상진료체계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19일에는 국립대병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조 장관은 "정부 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최대한 신속하게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이들 병원에 대한 지원 의사를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대본은 이날 "필수의료를 제대로 보상하겠다"며 현행 상대가치 수가제도 개편 방침을 밝혔다. 현행 수가제는 의료행위를 수술·입원·처치·영상·검사 등 5가지 분야로 나누고 의료행위별로 상대가치점수에 따라 가격을 매기는데, 지금은 영상·검사 분야는 원가 대비 고평가된 반면 수술·입원·처치는 저평가돼 있어 필수의료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컸다. 한쪽 수가를 인상하면 다른 쪽은 낮춰야 하는 '제로섬' 구조에서 상대가치점수 결정 권한이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위임돼 조정도 쉽지 않았다.
정부는 상대가치 개편 주기를 우선 2년으로 줄이고 이후엔 연 단위 상시 조정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제3차 상대가치 개편안이 적용되고 있는데, 4차 개편 때는 필수의료 분야의 입원·수술·처치 수가를 대폭 인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에 '의료비용분석위원회'를 구성했고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의 김택우 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에게 의사 면허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최종 통지했다. 이번 의정 갈등 국면에서 의사들에게 면허정지 처분이 확정된 첫 사례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19일 이들 2명에게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 위반 혐의로 면허정지 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의대 교수들은 집단사직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본보 집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최소 24개 의대가 개별 학교 또는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집단사직서 제출을 결의했거나 논의 중이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의료 이용 불편에 사과하면서도 "사직은 교수가 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고 강조했다. 서울대·연세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오후 총회를 열고 집단사직 이행 시기 등 구체적 대응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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