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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한 번 안 해보고" 원장 기자회견에 내분 번지는 국립중앙의료원

입력
2024.03.18 18:30
수정
2024.03.18 19:4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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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들 성명→주영수 원장 유감 표명 기자회견
최안나 전문의 "회유와 겁박, 부끄럽지 않나" 비판
"국가 병원도 전문의 중심 못 만들면서 공수표만"

김강현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 겸 대변인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대강당에서 비대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대변인에 이어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가 단상에 올라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연합뉴스

김강현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 겸 대변인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대강당에서 비대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대변인에 이어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가 단상에 올라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醫政) 갈등이 공공의료의 중추인 국립중앙의료원(NMC)에도 몰아치고 있다. 소속 전문의들이 "정부가 현 사태의 주동자"라는 성명을 발표하자 주영수 원장이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한 전문의가 이를 다시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내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을 맡고 있는 최안나 NMC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은 18일 오후 의협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문의들의 성명에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한 주영수 NMC 원장을 작심 비판했다.

최 전문의는 "당직 하루도 안 서 본 원장이 열악한 환경에도 국가 병원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 버티는 전문의들에게 비이성적인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것은 이성적인 행동인가"라고 반문하며 "집단행동하면 보건복지부가 주는 당직비 못 받는다는 회유와 겁박이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시작된 전공의들의 수련병원 이탈로 의료 공백이 심화하자 정부가 내놓은 전문의 중심 병원 정책에 대해서도 최 전문의는 쓴소리를 퍼부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님, 전문의 중심 병원 만든다고요? 당장 NMC부터 그렇게 만들어 달라"면서 "적은 월급과 복지부의 갑질에 전문의들은 계속 떠나고 있고 남은 전문의들은 한계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 병원도 전문의 중심으로 못 만들면서 정치를 위해 공수표 날리면 안 된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NMC 전문의협의회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근거가 부족한 일방적·극단적 정책을 의료계가 반대할 것을 예상하고도 추진한 정부가 현 사태의 주동자"라며 "전공의가 불이익을 받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속 전문의들의 성명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속 전문의들의 성명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에 주 원장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NMC 연구동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현 의료 대란의 원인에 대한 전문의협의회의 문제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전체 구성원의 공감대가 없는데 우리 사회에서 위치와 무게가 상당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이름을 넣어 성명을 발표하고 비이성적 대응을 언급한 데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를 의식한 듯 최 전문의는 "전문의협의회 대표가 아닌 NMC에서 근무하는 의협 비대위원 개인 자격으로 발언한다"며 주 원장 비판에 나섰다. 언론을 향해서도 "이 엄중한 상황에 어떻게 의료체계를 정상화할지, 어떻게 국민을 의료 붕괴의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지 사실 확인부터 명확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NMC는 전국 공공의료기관을 총괄하는 공공의료의 버팀목이다. 전문의 102명에 전공의 71명이 근무했지만 현재는 전공의 55명이 사직서를 내고 이탈했다.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에도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상향된 지난달 23일부터 평일과 휴일에 연장 진료를 하고 있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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