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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사태’ 공수처 탓하는 대통령실, 앞뒤 안 맞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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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금지 해제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의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해 사달이 난 것인데도 오히려 공수처를 압박하며 책임을 회피한다면 불신을 키우고 여론마저 악화시키는 일이다.
대통령실은 18일 대변인실 입장문에서 “이 대사는 법무부에서만 출국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게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출국 허락을 받고 호주로 부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공수처는 2시간도 되지 않아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공수처는 “법무부에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는 사실까지 공개했다. 그러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공수처에서 다음 수사 기일을 정해 알려주겠다고 했다는데 사실상 출국을 양해한 것 아니냐”며 “그렇게 급하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이 대사를 불러) 조사하라”고 겨냥했다. 논란이 되는 사실관계를 해석의 영역으로 미루면서 수사기관인 공수처를 공격한 것이다. 지난주에도 대통령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공수처가 7개월간 조사를 안 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는데 이런 대응은 적반하장식 공수처 탓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실이 이번 사태를 대하는 자세는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져 있다. 사태의 핵심은 채 상병 사건 외압 피의자에 대한 검증 없는 대사 임명, 신임장 사본 들고 출국 등 상식적이지 않은 인사에 있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당시 대통령실과 통화 이후 수사외압을 행사한 직간접 증언과 통화기록까지 나온 상태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이 대사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게다가 지난 1월 공수처의 국방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보도됐는데도 이제 와서 “조사를 안 한 공수처 탓”을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수처의 사건처리 과정에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그건 핵심이 아니다. 대통령실은 지금 공수처를 비난할 게 아니라 이 대사의 후임 인선까지 고려하며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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