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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시간절약제(서머타임)의 손익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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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시계 산업이 발달한 건 만년설 덕이라는 '설'이 있다. 눈이 반사한 빛 덕에 밤늦게까지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 실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류가 큰 부담 없이 밤낮없이 환하게 살 수 있게 된 건 불과 100년 정도밖에 안 된다.
일광시간절약제(Daylight Saving Time), 즉 서머타임(Summer Time)제도는 1차대전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처음 도입했고, 미국은 1918년 3월 19일 표준시법으로 처음 법제화했다. 서머타임은 봄 오전 시계를 한 시간 앞당기고 늦가을에 원래 시간(표준시)으로 되돌려 햇빛을 최대한 알뜰하게 활용하려는 제도. 알려진 바 19세기 벤저민 프랭클린이 양초와 가로등 조명 연료 절약 방안으로 처음 제안했고, 20세기 초 영국인 윌리엄 윌렛은 골프를 더 많이 치기 위해 저 묘안을 냈다고 한다. 양차대전 참전국들이 서머타임을 시행한 건 군수공장 가동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퇴근은 야근으로 큰 저항 없이 늦출 수 있으니까.
18세기 프랑스 천문학자(Jean Jacques de Mairan)가 식물(미모사)의 일주 리듬을, 1971년 미국 칼텍연구진이 동물(초파리) ‘생체 시계’ 시스템을 처음 밝힌 이래, 인류는 생체리듬이 심혈관계를 비롯한 다양한 질병 등과도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와 유럽 다수 국가가 서머타임을 제도화한 까닭은 한 시간에 불과한 데다 생체리듬을 태양 주기에 동기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머타임으로 우려할 만한 보건 이슈나 교통사고 등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매년 두 차례, 미국의 경우 3월 두 번째 일요일과 11월 첫 번째 일요일 새벽마다 시계를 한 시간 앞당기고 늦추는 건 프랭클린의 시대와 달리 시간 기반 국가-민간 시스템 전체를 일제히 정밀하게 조정해야 하는, 잠재적 혼란뿐 아니라 경제적 비용도 만만찮은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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