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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계속 통하는 트럼프 ‘재판 지연’ 전략... 특검 사임, 공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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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조지아주(州) 대선 개표 개입’ 사건 재판을 준비하는 변호인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공동 피고인 중 한 명의 변호인은 수사를 지휘한 검사장과 특별검사가 ‘내연 관계’라는 소문을 언급했다. 반응은 썰렁했다. 3주 전 이뤄진 형사 기소에 대한 방어 전략 수립도 버거운데, ‘로맨스 의혹’ 따위를 조사할 여력이 있느냐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단 한 명,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마이크 로만 보좌관의 변호인 애슐리 머천트가 관심을 보였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네이선 웨이드 특검의 사임을 이끌어낸 시발점이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예약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지연’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 지난해 3월 말~8월 중순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했지만, 재판 일정이 확정된 건 하나도 없다. 대통령 면책 특권, 검사 자격 시비 등을 내세우며 공판 또는 선고를 11월 대선 이후로 미루려는 노림수가 통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의 ‘법적 승리’는 조지아주 사건 수사를 주도한 웨이드가 재판에서 손을 떼도록 만든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형사 변호인과 불만을 품은 법률 파트너가 트럼프의 조지아 사건을 어떻게 망쳤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웨이드의 사임 과정 전말을 소개했다. 공소 유지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얘기다.
WP에 따르면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패니 윌리스 풀턴카운티 검사장과 웨이드의 불륜 의혹을 터뜨린 머천트의 조력자는 웨이드의 전 법률 파트너 테런스 브래들리였다. 당초 머천트는 △두 사람의 사적 여행 △특검 보수(65만4,000달러) 지급의 이해충돌 성격 등을 문제 삼았으나,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윌리스 검사장은 “2021년 11월 웨이드의 특검 임명 땐 아무 사이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웨이드와 사이가 틀어진 브래들리가 ‘이전부터 둘은 연인 관계였다’는 핵심 제보를 머천트에게 해 줬다는 게 WP 보도의 골자다.
‘진흙탕 싸움’이 된 공방은 결국 15일 웨이드의 사임으로 마무리됐다.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제기한 ‘윌리스-웨이드 동시 배제 및 기소 중지’ 요구는 기각하면서도 “윌리스 검사장이 사건에 계속 관여하려면 웨이드가 수사팀에서 빠져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색했다. 그는 “웨이드의 사임은 미친 잭 스미스가 해고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지난해 대선 뒤집기 시도와 기밀 유출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2차례 이끌어 낸 연방 법무부의 특검이다.
애초 이달 25일 뉴욕 맨해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기업 문서 조작’ 사건 첫 재판도 일단 30일가량 연기됐다. 공화당 전략가 스콧 제닝스는 “(뉴욕·조지아 사건 재판 차질로) 트럼프 반대 세력이 정치적 활력을 얻기 힘들게 됐다”고 평했다. WP는 “트럼프의 형사 사건 4건이 (서로 얽히며) 향후 얼마나 많은 ‘합병증’에 빠질지 주목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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