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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화나도 노조 얻는다면… 바이든, 미국 철강기업 일본 매각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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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州) 노동자를 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구애가 노골화하고 있다. 대형 노동조합에 미운털이 박힌 일본 업체에 자국 철강 기업이 넘어가는 선거 악재의 돌출을 막을 수 있다면 핵심 동맹국과의 불화마저 감내할 기색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추진 과정에 바이든 대통령이 개입하려 한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을 국빈 방문하기 전 149억 달러(약 19조6,000억 원) 규모인 해당 거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표현은 간접적이겠지만 결국 ‘인수 반대’로 해석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보도가 실현된다면 극히 이례적이다.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 거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심의 중이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한다.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결론이 난 뒤 얘기다. 댄 프라이스 ‘록크릭글로벌어드바이저스’ 이사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검토가 끝나지 않은 인수에 미리 반대한다는 신호를 보낸 대통령은 내가 알기로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최측근 동맹인 일본도 불쾌할 상황이다. 미국 내 외국계 다국적 기업을 대표하는 무역 단체 ‘글로벌비즈니스얼라이언스’의 대표인 낸시 맥러넌은 FT에 “일본은 100만 명 가까운 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있는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자 전략적 동맹국”이라며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인수를 막는다면 4월 미일 정상 국빈 만찬이 어색해질 게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이런 무리수는 접전 양상인 대선 경쟁 구도 때문이다. US스틸의 피츠버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민주·공화 양당 중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경합주다. 승리하려면 전통적 민주당 ‘집토끼’인 노조를 단속해야 한다. 조합원이 85만 명에 달하는 철강노조(USW)는 협상 과정에서 두 회사 경영진이 노조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며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월 말 수도 워싱턴에서 전미운송노조(팀스터즈)와 만난 뒤 “(재임 당시 내가) 철강 산업을 구했는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하다”며 “무조건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생되는 것은 외교뿐 아니다. 친환경 공약 이행도 뒷전이다. 지난달 미국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강화했던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도로 완화해 전기차 도입 속도를 늦추고 내연기관차 노동자들의 일자리 걱정을 덜어 주는 조건으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지지 선언을 끌어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산업 노동자가 많은 미시간주도 경합주다. 지난 8일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미시간주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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