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살기 좋았을지도"…국민의힘 후보 또 망언

입력
2024.03.13 17:45
수정
2024.03.1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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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갑 후보
"망국 제1책임 이완용 아닌 고종"
성일종·도태우 등 잇단 역사관 논란

22대 총선 대전 서갑에 출마하는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 조수연 페이스북 캡처

22대 총선 대전 서갑에 출마하는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 조수연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에서 4·10 총선 대전 서갑 후보로 공천을 받은 조수연 전 대전지검 검사가 과거 일제강점기를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후보는 2017년 8월 25일 페이스북에 "(조선)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그들은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그는 "친일파가 없었으면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라며 "조선은 오래전부터 국가 기능이 마비된 식물 나라"라고 주장했다. 일본을 고양이, 조선을 생선에 비유해 "생선이 된 스스로를 한탄하고 반성해야지 그것을 먹은 고양이를 탓한다고 위안이 되겠나"라고도 했다.

조 후보는 또 "망국의 제1책임은 누가 뭐래도 군주인 고종이다. 이완용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군주의 책임을 신하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이완용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친일 논란이 불거지자 조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일로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2017년 여름경 반일감정을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일부 지식인들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표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면서 "특히 '백성들에게는 봉건왕조의 지배보다 일제강점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당시 백성의 아픔을 이해하자는 차원을 넘는 실언이었음을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또 "저는 이완용이란 매국노를 아주 싫어하며 한 번도 이들을 옹호한 적이 없다"며 "친일파를 조금도 옹호할 생각이 없고, 이들에게는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일재산 환수에도 적극 찬성한다"고 했다.

충남 부여 출신인 조 후보는 인천·수원·대전지검 검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다 2020년 국민의힘에 합류해 대전 서갑 당협위원장 등을 맡았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역사관으로 비판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성일종(재선·충남 서산태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해 인재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토 히로부미를 두고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고 소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성 의원은 "장학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취지와 다르게 비유가 적절치 못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도 2019년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 "북한 개입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충실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알려져 공개 사과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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