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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 들고 협상"… 우크라 겨냥 교황 발언에 각국 비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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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이른바 '백기 투항'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교황청의 '해명'에도 유럽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9일(현지시간) 사전 공개된 스위스 공영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을 보며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라는 말은 용감한 말"이라며 "패배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을 볼 때 협상할 용기를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협상 대신 같은 길을 계속 간다면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겠느냐"며 "협상은 결코 항복이 아니다. 국가를 자살로 몰지 않는 용기"라고 했다. 외신들은 교황이 '백기'나 '패배' 등의 용어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러시아의 공세에 밀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했다.
교황의 발언이 전해지자 각국의 비판이 잇따랐다. 에드가르스 링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에 "악에 맞서 항복해선 안 된다"며 "악과 싸워 물리쳐야만, 악이 백기를 들고 항복할 것"이라며 교황의 발언을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데니스 라트케 독일 기독민주당 의원 역시 X를 통해 "교황의 발언은 부끄럽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그의 입장은 교황답지 못하다.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안톤 게라쉬텐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교황이 수만 명을 죽인 침략자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백기를 들라고 요구하는 건 이상하다"며 "모든 추기경들이 그런 입장을 공유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영국 가디언은 "유럽 정치인들은 교황이 러시아 범죄에 침묵을 지키고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지우는 것처럼 보이자 분노에 찬 반응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바티칸은 진화에 나섰다. 바티칸 측은 성명을 내고 "(교황은) 적대 행위의 중단, 용기 있는 협상으로 도달한 휴전을 말하기 위해 '백기'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외교적 해결책'을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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