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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연준, 금리 곧 내릴 것" 중산층 표심 공략… 트럼프는 국정 연설 평가절하

입력
2024.03.09 11:50
수정
2024.03.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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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찾아 '금리 인하' '부자 증세' 등 발언
'경제 부정 여론 60%' 등 중산층 불만 달래기
트럼프 "바이든은 사이코" 비난 수위 높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선거 유세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선거 유세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들어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 표심 잡기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대표적 경합주(州)인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해 중산층을 겨냥, ‘금리 인하 및 부자 증세’ 등 발언을 이어갔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연두교서)을 두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여러분의 주거비 부담 낮추기 위해 노력 중"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여러분들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나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렸던 미국 중산층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정 의견이 60%에 달할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미국 민심은 좋지 않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기준금리를 5%포인트 가까이 인상하자 중산층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이에 이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며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는 “전통적으로 백악관은 연준의 결정에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내릴) 최적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는 등 중앙은행 정책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매체는 최근 연준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 증세’ 구상도 강조했다. 그가 전날 미국 의회에서 임기 마지막으로 국정연설을 하며 내건 공약을 재천명한 것이다. 그는 전날 “연방 적자를 3조 달러(약 4,000조 원) 줄이겠다”며 법인세 최저세율을 15%에서 21%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도 “누군가는 수백만, 수십억 달러를 벌 수 있지만, 자신의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국정 연설서 이민자 문제 회피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저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 만남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르반 총리는 '독재를 추구한다'고 분명히 천명한 사람"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민주주의 성향을 부각했다. 사진은 헝가리 총리실이 제공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저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 만남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르반 총리는 '독재를 추구한다'고 분명히 천명한 사람"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민주주의 성향을 부각했다. 사진은 헝가리 총리실이 제공했다. EPA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평가절하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바이든의 전날 밤 연설은 전 세계에서 혹평을 받고 있다”며 “연설 시작 41분 후에야 그의 약점인 이민과 국경 문제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고 쏘아붙였다. 전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임신중지(낙태) 및 부자 감세 등 자신에게 유리한 이슈만을 부각하고, 이주민 문제에는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하는 등 '사법 리스크'에 내몰린 상황이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 탄압’이라는 주장도 이어갔다. 그는 “(현 상황에) 무척 화가 난다”며 “이 자는 사이코(psycho·정신질환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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