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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 추계' 연구자 3인 "의사 부족은 현실… 의료개혁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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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하는 데 참고한 ‘의사 인력 추계 연구’ 3건을 각각 진행했던 전문가들이 “의사가 부족한 건 현실”이라며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의료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다만 증원 규모와 방식에 대해선 의견이 조금씩 달랐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사 수 추계 연구자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의사 인력 수급 문제를 연구한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위원,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각자 연구 방법에 차이가 있는데도 결과가 비슷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과학적·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해법을 찾자”고 말했다.
앞서 홍 교수는 연구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부족한 의사 수를 1만816명으로 추계했고, 신 위원은 의사 9,654명, 권 위원은 1만650명을 각각 제시했다. 공통적으로 1만 명 수준이다. 신 위원은 “급격한 고령화와 의사 공급 속도를 고려하면 과다한 추계는 아니다”라며 “다만 기술발전과 의료체계 변화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지역별로도 추계해 보니 5대 대도시는 의사가 이미 많고 앞으로도 더 많아지지만 나머지 지역은 의사가 이미 부족하고 앞으로는 훨씬 더 부족해진다”며 지역 격차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는 세 가지 보고서를 토대로 내년도 의대 신입생이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2031년부터 의사가 2,000명씩 추가 배출되면 2035년에 부족한 1만 명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각 연구자들이 제언한 해법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홍 교수는 연간 증원 규모에 대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500~1,000명이 적절하다”고 했고, 신 위원은 “1년에 1,000명씩 10년간 1만 명 증원”을 제안했다. 매년 1,000명씩 증원하는 방안과 5~7%씩 증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던 권 위원은 “점진적으로 증원할 경우 어느 지역과 학교에 우선 배정하느냐를 두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대규모 증원에 따른 교육의 질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동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자들은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정작 시급한 의료개혁 논의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우려했다. 필수의료·지역의료 재건 및 보상 강화, 의료사고 부담 완화,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을 담고 있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서도 방향성은 동의하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MRI 촬영 수가보다 사람 살리는 수술 수가가 훨씬 높아야 하는데 행위별 수가제 아래에선 왜곡이 생긴다”며 “의료 성과 지표를 중심에 두고 가치 기반 수가제로 전환해야 필수의료가 살아난다”고 조언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선 세 연구자 모두 안타까워하며 “환자를 위해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은 “의사들이 의료현장을 떠났기 때문에 논의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며 “현재 상황이 전공의 개개인에게도 상처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 위원도 “정부와 전공의 모두 환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전공의들이 환자를 돌보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면 훨씬 더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홍 교수는 “지금 회기가 끝난 것도 아닌데 국회의원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며 “여야가 함께 중재에 나서거나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전공의들을 향해서도 “자기 자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며 “보고서 3개 중에 하나라도 읽어보고 진지하게 고민한 뒤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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