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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자발적 사직 물결"... 환자 대표 "우리에겐 죽음의 물결"

입력
2024.03.06 18:00
수정
2024.03.0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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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각계 대표자 긴급좌담회>
전 인턴 대표"정부 보건의료 독재에 전공의는 乙"
"격무 시달린다면서 증원 반대하는 건 모순" 반박
의정 참여 협의체 구성 필요성에는 의견 엇갈려

6일 국회에서 녹색정의당 주최 '의사 집단진료거부와 의대증원 해법 모색' 긴급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회에서 녹색정의당 주최 '의사 집단진료거부와 의대증원 해법 모색' 긴급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는 집단 진료거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상황은 자발적인 '사직 물결'이다."(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전공의들 사직 물결이 환자들에겐 '죽음의 물결'로 다가온다."(김성주 중증환자연합회 대표)

6일 녹색정의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긴급 좌담회에서 전공의와 환자단체 대표가 정면 충돌했다. '장기화되는 의사 집단진료거부와 의대 증원 해법 모색'을 주제로 한 이날 좌담회에는 이들과 함께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정운용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후보,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 등 의료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류옥 전 대표는 "전공의는 집단도 없고 대표도 없다"며 "현 상황에는 '보건의료 독재'를 일삼는 윤석열 정부와 '을'인 전공의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손보험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나 대리수술 등 선배 의사들은 죄를 저질렀고,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한다"면서 "티없이 깨끗한 전공의가 필수의료로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의사들이 환자를 버리고 의료현장을 떠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하며 "전공의가 초래한 의료 공백이 보름 넘게 이어져 환자들이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협은 물론이고 정부도 환자에 대한 배려나 사후 대책이 전혀 없어 참담하다"며 정부 책임론도 제기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전공의가 격무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점이 증원 반대의 이유가 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 공백 사태로 현 의료체계의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교수는 "전공의는 교육받는 사람인데, 병원 현장이 수련생 없다고 환자 진료에 문제가 생기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대형병원의 전공의 의존 구조를 비판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전공의 처우가 개선되려면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증원으로 늘어나는 의사를 병원 전문의로 고용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의정 협의체를 통해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는 제언에는 의견이 갈렸다. 나순자 녹색정의당 의료돌봄통합본부장은 "국민 참여 공론화위원회를 만들고 전공의도 여기 참여해 요구 사항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 교수는 "의사 증원 필요성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논의돼 왔다"며 "지금 단계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면 의협의 증원 지연 전술에 말려들게 된다"고 주장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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