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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독일 공군 도청했나… "타우러스로 크림대교 폭파" 녹취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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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산 장거리 미사일 타우러스로 크림대교를 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독일군 고위 간부들의 대화 녹취를 러시아 언론이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독일 정부는 하루 만에 도청당한 사실을 시인했다. 녹취 공개 배경에는 사정거리가 500㎞에 달하는 타우러스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으려는 러시아 측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공군 내부 대화가 도청당했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고강도로 신속하게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방송 RT의 마르가리타 시모냔 편집장이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독일군 고위 장교 4명이 어떻게 크림대교를 폭파할지 논의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하며 녹취록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도청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독일 측은 도청 주체가 누구인지 등 구체적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시모냔 편집장도 녹취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문제의 녹취는 잉고 게르하르츠 독일연방 공군참모총장과 작전·훈련 참모인 프랑크 그래페 준장, 또 다른 장교 2명이 지난달 19일 암호화되지 않은 화상회의 플랫폼 '웹엑스'에서 나눈 대화로 알려졌다. 이들의 언급은 타우러스 배치를 전제로 했다기보다 혹시 있을지 모를 정부 결정에 대비해 필요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38분 분량 녹취에서 이들은 "크림대교는 매우 좁은 목표물이어서 타격하기 어렵지만 타우러스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프랑스 다소의 라팔 전투기를 사용하면 타우러스로 크림대교를 공격할 수 있다" 등의 대화를 나눴다. 타우러스 미사일의 기술적 운용과 함께 "미사일이 어린이집에 떨어져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언급도 있다.
독일과 스웨덴이 공동 개발한 타우러스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로, 최대 사거리가 500㎞에 이르러 후방에서 핵심 군사시설을 공격하기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녹취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타우러스 지원을 두고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도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공개됐다. 러시아 당국은 RT의 녹취록 공개를 기점으로 독일에 공세를 펴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독일에 설명을 요구한다"며 "질문에 답을 회피하려는 것은 유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우리의 오랜 라이벌 독일이 다시 원수로 변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공군 장교들이 크림대교 폭파를 언급하는 등 독일이 무기 지원을 넘어 전쟁에 사실상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타우러스를 지원해달라고 줄곧 요청해 왔지만 독일 정부는 확전 우려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지난달 26일 "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며 타우러스 지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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