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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계 대거 ‘보이콧’… 바이든, 미시간 경선서 찜찜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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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게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사실상 요식 행위인 당내 주별 경선에서 또다시 압승했다. 하지만 찜찜한 승리다. 분위기로만 짐작돼 온 아랍계 집단의 외면이 구체적 수치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선지인 미시간주(州)가 민주·공화 양당 우열이 흐릿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라는 점에서 고민이 클 법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미시간 프라이머리(투표식 예비선거)에서 전체의 80%가 훌쩍 넘는 표를 차지해 각각 득표율이 3% 언저리인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와 딘 필립스 하원의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그가 현직 대통령인 만큼 예견된 승부였다.
관심사는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이 얼마나 나오느냐였다. 결과는 심상치 않다. 투표소까지 나와 적극 불만을 표한 유권자 비율이 전체의 13%를 상회했다. 인원 수로는 10만 명을 넉넉히 웃돌았다.
낌새가 있었다. 경선을 앞두고 한동안 주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주는 대신 ‘지지 후보 없음’에 기표하라고 독려하는 ‘미시간의 말을 들어라’(Listen to Michigan) 캠페인이 진행됐다. 기존 바이든 대통령 지지층이 주로 참여하는 불신임 운동 성격이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가자 전쟁’ 발발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을 반대하는 아랍계 미국인들이 주도했다. 4개월여간 3만 명에 육박하는 팔레스타인인이 숨졌을 만큼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공격이 줄곧 이어졌는데도,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휴전 결의안이 올라올 때마다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도 계속했다. 이에 아랍계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급감을 보여 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꾸준히 공개됐다. 청년층도 비슷한 흐름을 탔다.
문제는 아랍계 표심이 미시간의 후보 선택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시간은 아랍계 이주민이 두드러지게 많은 주다. 약 1,000만 인구의 2.4%(24만여 명)가 무슬림이다. 미국 전역 비율(1.1%)의 2배 이상이다.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넘어갔던 미시간을 2020년 탈환할 때 바이든 대통령이 더 가져간 표가 약 15만4,000표였다. 아랍계가 어디로 움직이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함께 치러진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도 예상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8%가량 득표율을 기록, 27% 정도에 머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40%포인트 이상 따돌리며 완승했다. 6연승이다. 전·현직 대통령 간 재대결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도 안심할 처지가 아니기는 마찬가지다. 여전히 30%에 가까운 당내 ‘반(反)트럼프’ 중도 온건파 표를 흡수하지 못한다면 승리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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