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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케네디 암살' 외신 속보 특종(1963)

입력
2024.03.04 04:30
수정
2024.03.13 18:03
25면

편집자주

매일매일, 시시각각 한국일보 플랫폼은 경쟁 매체보다 빠르고 깊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54년 창간 이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거나 국민적 감동을 이끌어낸 수많은 특종이 발굴됐다. 지난 70년 다수의 특종과 사건 중 파장이 컸던 내용들을 연도별로 안배해 ‘70대 특종’을 골라내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개한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소식을 전하는 1963년 11월 23일 자 50판 한국일보 1면.

케네디 대통령 암살 소식을 전하는 1963년 11월 23일 자 50판 한국일보 1면.

1963년 11월 23일 새벽 4시 39분(한국시간). 다가오는 새벽에 외신부 야근 기자들의 긴장감이 느슨해지는 시간대였다. 바로 그때 한국일보 외신부 텔레타이프가 긴급 뉴스를 알렸다.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오즈월드가 쏜 총에 암살됐다는 급보였다.

잘 훈련된 한국일보 외신 기자들의 눈이 번쩍일 때, 장기영 사장이 평상시와 같이 새벽 편집국에 들렀다가 세기의 충격적 뉴스를 함께 접했다. 베테랑 기자들과 열정적 성향의 신문 사주가 결합된 상태였으니, 취재와 인쇄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기자들과 장 사장은 곧바로 윤전기를 세우고 1면에 6단 크기로 케네디 암살 소식을 알리도록 했다. 지방에 보낼 호외도 제작했다. 경쟁지가 마감 시간에 쫓겨 우물우물하고 있을 때, 한국일보만 서울ㆍ경기 일대 조간신문에 케네디 암살 소식을 알릴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당시 특종은 한국일보 70년 역사에 전설처럼 전해진다. 박승탁 기자는 '百人百想(백인백상)-우리가 아는 장기영 사주'에서 케네디 특종을 처리한 뒤 장 사장이 내린 지시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박승탁씨, 미국 대사한테 전화 걸어서 나 좀 대주시오. 그리고 미국 대사관 주변을 샅샅이 스케치하세요." 미국 대사가 나왔다고 하자 장 사장은 수화기를 들고 서슴지 않고 말했다.

"Hello ambassador, I am very sorry I cannot say good morning to you, it is bad morning. Your President Kennedy was shot. He was killed. UPI sent us this news. You better phone to your government. I am very sorry to inform you this sad news."(대사님, 굿모닝이라는 인사를 드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슬픈 아침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총에 맞아 서거했다고 UPI(통신사)가 알려왔습니다. 본국 정부와 통화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슬픈 뉴스를 알려드리게 되어 유감입니다.)

슬픈 뉴스 속에서도, 이날 장 사장의 덕을 단단히 본 것은 주한 미국대사였다고 한다. 동아시아 주재 외교관 가운데 본국에 사실 여부를 물어 온 대사는 그뿐이었던 것이다. 경황 중에도 미국 대사는 숨을 돌리자마자, 한국일보사 앞에 성조기가 달린 차를 세워 놓고 사장실로 들어갔다. 그는 감사하다는 말을 몇 백 번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 뒤, 줄곧 한국식 인사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한국일보 70년·70대 특종 (연도순)

1 하와이 망명 이승만 전 대통령 단독 인터뷰(1961)
2 케네디 암살 외신 속보 특종(1963)
3 도굴범에 의한 경주 석가탑 훼손(1966)
4 한국일보 탐사대, 경주 앞바다 문무왕릉 확인(1967)
5 설악산 ‘죽음의 계곡’ 산악등반대 조난사고 (1969)



창간70주년준비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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