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여파… 구급대 "응급실 찾아달라" 요청 74% 급증

입력
2024.02.28 11:09

하루 평균 66건, 전년 38건 대비 높아져

전공의 집단 이탈 일주일째인 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119 구급대가 위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전공의 집단 이탈 일주일째인 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119 구급대가 위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최근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응급실 내원이 어려워지면서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을 찾아달라"는 구급대 요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이달 16~26일 구급상황관리센터 일평균 병원 선정 건수가 66건으로, 지난해 2월 일평균 38건보다 73.7% 급증했다고 28일 밝혔다.

구급상황관리센터는 구급대가 요청하면 환자의 상태 정도를 판단해 '중증·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환자'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병원을 선정해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평소에는 구급대에서 직접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전공의가 집단 이탈한 후 응급실 의료인력이 부족해 환자를 거부하는 병원이 늘면서 구급대가 센터에 병원 선정을 요청하는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구급상황관리센터의 대국민 응급의료 상담 및 병의원 안내 건수와 응급처치 지도 건수도 전년 대비 각각 6.4%, 2.3% 증가했다. 구급대원에 대한 의사 의료지도만 16.6% 감소했다. 소방청 측은 "구급 이송인원 감소가 의사 의료지도 건수가 줄어든 것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평소 다녔거나 가까운 병원게 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상담·안내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방청은 응급환자 이송이 지연되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구급대원이 응급 환자 처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 병원 연결 업무를 강화하고 신고접수대와 상담 인력을 늘렸다.

한편, 의료현장의 혼란을 고려해 비응급 상황 시 119 신고를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 이후 응급환자 이송 인원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6∼26일 119 구급대의 일평균 출동건수와 응급환자 이송 인원은 각각 8,294건, 4,713명으로, 지난해 2월 평균보다 각각 3%, 3.7% 줄었다. 소방청이 집계하는 응급환자 이송 인원은 119 구급대롤 통해 이송된 경우를 뜻한다. 사설 구급차를 이용하거나 환자가 직접 내원하는 경우는 포함하지 않는다.

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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