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큰손’ 지원 중단, 상원 2위도 트럼프 지지… 대선 경선 여정 끝나가는 헤일리

입력
2024.02.26 16:30
14면
구독

고향서 패배 뒤 줄줄이 기대 접어
모금으로 만회… 공화 경선 막바지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5일 미시간주 트로이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트로이=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5일 미시간주 트로이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트로이=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여성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당내 경선 여정이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도 이변을 일으키지 못하고 패배한 탓이다. 든든한 뒷배였던 ‘큰손’도, 공화당의 ‘대세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편에 투신하지 않고 버티던 의회 거물도 줄줄이 그에 대한 기대를 접는 모습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경선에서 헤일리를 지지해 온 영향력 강한 보수 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AFP) 행동’이 더는 그의 선거 캠페인에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의 에밀리 사이델 대표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출 우선순위를 검토할 때가 됐다”며 “상·하원 선거에 집중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는 헤일리 전 대사를 변함없이 지지하지만 승리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AFP는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돈을 대는 공화당 핵심 자금줄 ‘코크 네트워크’ 계열로, 지난해 11월 말 헤일리 전 대사 지지를 선언한 뒤 조직력과 자금력을 제공했다. AFP가 접촉한 유권자가 300만 명을 넘고, 후보 대신 치른 광고값만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에 이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화하며 대세 편승을 미루던 상원 공화당 2인자 존 슌 수석 원내부대표도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폭스뉴스 디지털 인터뷰에서 슌 부대표는 “명백해진 미국 국민 앞의 선택지는 도널드 트럼프, 아니면 (민주당 소속 현 대통령인) 조 바이든”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슌의 결정은 그와 함께 당내 경선 후보 지지 대열 합류를 거부해 온 (공화당 상원 1인자) 미치 매코널에게도 압박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일리 전 대사에게 가해지는 당내 압력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경선에 남아 계속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 바이든 대통령에게만 좋은 일이라는 친트럼프 세력 불평이 더 커진 데다, 민주당보다 규모가 처지는 선거 자금을 걱정하는 당원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헤일리 전 대사에게 자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후보 스스로 충분한 현금을 모으고 있다는 게 캠프 전언이다. 다른 후원 단체 ‘스탠드 포 아메리카(SFA) 펀드’도 남아 있다. 그러나 전날 경선 투표소에서 그가 기자들에게 “슈퍼 화요일(3월 5일)까지로 일단 생각 중”이라고 밝힌 건 예사롭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하차의 암시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제3 후보로 본선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도 성향 대선 후보를 찾고 있는 정치 단체 ‘노레이블스’의 관심 표명에 헤일리 전 대사는 대변인을 통해 ‘공화당 레이블(소속)에 만족한다’며 거절의 뜻을 밝혔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