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병원 떠난 의사들 29일까지 복귀하면 책임 안 묻겠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중대본 회의서 발언
의료 현장 혼란… 환자 생명 위협 현실화
29일 넘기면 다른 조치 취한다는 압박성?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2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대본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전국적으로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29일까지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주 시작된 전공의 집단 행동으로 의료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29일까지 여러분이 떠났던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29일 이후에도 집단 행동이 지속될 경우 다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중안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주말에 경북 김천과 경기 이천 등의 의료 현장을 점검한 뒤 나온 것이다. 그는 “병원의 진료 기능 유지를 위해 입원전담전문의 근무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한 데 이어,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도 시작한다”며 “그러나 이런 대책들이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로 의사들의 복귀를 호소했다. 또 병원을 떠난 의사들을 향해 “아픈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여러분들의 꿈이 매일 실현되는 공간은 바로 병원이고, 여러분이 떠난 병원은 그야말로 불안과 걱정이 가득하다”며 “밤낮으로 피땀 흘려 지키던 현장으로 돌아와,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해 대화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사와 의료 관계자에게는 사의를 표시했다. 이 장관은 “지금 보건의료 재난 위기 상황에서 자칫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을 넘기고 있는 것은 힘든 가운데 환자 곁을 지키고 계신 의사와 의료 관계자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 덕분”이라고 밝힌 뒤 “정부는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