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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에 충고한 서울대병원 교수, 이번엔 정부에 “공론화 미흡”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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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에게 “투쟁하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일침을 놓은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가 이번엔 정부를 향해 “충분한 설득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정책은 그 과정이 ‘공개’와 ‘공론’을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을 때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한 사람인 전공의들에게 애정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권 교수는 과거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지냈으며 2016년 연세대에서 의료법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권 교수는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료 대란 사태를 지켜본 소회를 담아 정부에 충고를 건넸다. 우선 “정부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권위적이었다”며 “(정부 대응 조치인) ‘업무개시명령-출국금지-법정최고형-경찰의 감시’, MZ세대인 전공의들은 이것을 강압적이라고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부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행정집행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많은 의사들이 정부의 권위에 굴복하라는 느낌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국민들이 법을 잘 이해하고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며 계도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학생교육 과정에서 ‘인권’과 ‘자유’가 강조되면서 ‘준법’과 ‘책임’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다”며 “이 문제의 극복을 위해서는 권위를 가진 사람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고, 그 바탕은 ‘신뢰’여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의 행동이 성급했지만, 지금은 권위를 가진 정부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며 “지금 벌어지는 갈등을 젊은 의사들의 정부에 대한 도전으로만 보지 말아 달라”고도 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이 소외됐다는 진단도 내놨다. 권 교수는 “정부, 의료계, 환자 이 중에서 가장 약자는 환자인 국민이고, 의료 정책은 국민의 권리와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공론의 과정이 생략됨으로써 언론이 결정된 결과를 보도한 후 내용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들께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력한 권한을 가진 정부로서 납득할 수 있는 사과를 해야 하며 그건 의료계도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공론화에 미흡했던 원인으로 의사들 저항을 꼽았다. 필수의료ㆍ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부담 완화 방안 등이 담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환영하다가 돌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상황을 예로 들면서 “공개 논의를 하는 순간 저항을 불러와 정책이 좌초될 것이란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공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공의들은 충분한 공론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책을 불공정한 정책이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덧붙여 대한의사협회의 대표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그는 “‘다층성’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 대한의사협회가 젊은 의사들의 요구를 반영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강제가입단체인 의료인단체중앙회를 법으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의료개혁을 늦출 수 없다는 정부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①국민의 알권리와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것 ②공론의 과정을 충분히 거치는 것 ③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 이 세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국가 권력과 권한을 국민과 사회적 합의과정으로 이양해 가는 것이 개혁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앞서 23일에는 전공의들에게 “더 나은 정책 대안을 갖고 정부와 대화하라”는 호소문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권 교수는 정부가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최상위인 ‘심각’으로 격상한 점을 거론하며 “정부가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므로 전공의 상당수가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장래 의사 경력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의사로서 직업윤리, 전공의로서 스승에 대한 예의, 근로자로서 의무 등을 고려할 때 여러분 행동은 성급했다”며 “진정으로 의업을 그만두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일을 마무리하고 정상적인 퇴직 절차를 밟길 바란다”는 충고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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