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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염원이 살찌운 상징의 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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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사당(현 독립기념관)에 걸렸던 ‘자유의 종(The Liberty Bell)’은 미국 역사를 기념하는 기념관과 기념물들을 통틀어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상징물이다. 자유의 종은 독립전쟁(1765~1783)보다 앞선 1751년 주 의회의 주문으로 영국 런던의 한 주조소가 제작해 이듬해 8월 인도했다. 종은 시험 타종 도중 금이 가는 바람에 두 차례에 걸쳐 미국 현지에서 다시 주조돼 53년 6월 의사당 첨탑에 걸렸다.
당초 종은 펜실베이니아의 첫 헌법이 된 윌리엄 펜의 ‘1701년 특권헌장(Charter of Privileges)’ 50주년 기념물로 만들어졌다. 특권헌장은 식민지 주민의 종교 자유와 참정권, 재산권 등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었다. 무게 943kg의 청동 종 입술 언저리에는 성경 레위기의 한 구절 ‘온 땅의 모든 이에게 자유를 선포하라’는 구절이 적혀 있었지만, 종의 명칭은 ‘주 의사당 종’이라 일반적으로 불렸다. 자유의 종이란 이름은 1839년 노예제 폐지운동 진영이 팸플릿에 처음 쓴 말이라고 한다.
1776년 7월 4월 미국 13개 주 대표가 독립선언문을 채택할 때 저 종이 울려졌다는 건 1847년 한 잡지 기자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나흘 뒤 독립선언서가 공개 낭독될 때 울렸다는 일반적인 믿음 역시 허구라는 지적이 있다. 독립기념관협회는 당시 첨탑 수리-보수공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종을 울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문화적-역사적 상징은 그렇게도 만들어진다.
자유의 종은 1846년까지 벤저민 프랭클린과 조지 워싱턴 장례식 등 여러 행사 때 널리 쓰였지만, 1846년 2월 23일(2월 셋째 월요일) 조지 워싱턴 생일을 기념하는 ‘대통령의 날’ 타종으로 치명적인 균열-손상을 입은 뒤론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자유의 종은 2003년 독립기념관 내에 신축된 자유의 종 센터로 이전돼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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