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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귀찮아지는 '번아웃 증후군' 질병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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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은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극심한 피로가 풀리지 않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박세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단순한 스트레스나 피로감이 아니다”며 “심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만성적인 증상으로 심화할 수 있어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용어는 미국 뉴욕의 정신분석가 허버트 프로이덴버거가 1974년 ‘상담가들의 소진(Burnout of Staffs)’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사용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 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하기도 했다.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제대로 알고 관리해야 하는 직업 관련 증상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이 발생하면 만성 피로와 함께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감기 등 상기도 감염 재발이 잦으며 체력이 확연히 떨어진다. 또 이유 없는 체중 감소·알레르기 증상·관절통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검사로는 아무 이상이 없을 때가 많다.
전반적인 위약감·우울감·불면증과 함께 예민하고 쉽게 화를 내거나 어지럽고 실신하기도 한다. 집중력·기억력이 떨어지고, 완벽주의적 성격을 보이며 좌절감과 공포감, 강박적 행동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장 증상도 자주 나타나는데 명치 부위가 뻐근하거나 긁는 것 같은 불편함을 흔히 느낀다. 또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거나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든다.
비뇨생식기 증상으로는 밤에 소변을 보는 것과 생리 전 긴장감이나 생리통 등이 있다. 심혈관계 증상으로 두근거림, 빈맥과 서맥이 나타나기도 한다.
근골격 증상은 흉쇄유돌근이나 승모근 긴장·통증·요통 등이다. 뇌신경계 계통으로는 두통이나 회전성 어지럼증, 이명 등이 나타난다. 이 밖에 음식이나 약물에 알레르기 반응이 잘 생기고, 술을 전보다 못 견디며 짠 음식이나 단 음식을 갈구하는 현상이 있다.
박세진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이 심해지면 일상적인 생활이나 가벼운 운동에도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전신 무력감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생긴 부신의 코르티솔 호르몬과 교감신경 항진이 원인으로, ‘HPA(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축)’가 과활성화돼 나타난다.
박세진 교수는 “성공 지향적이고 성과 위주인 현대사회에서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 부적절한 휴식, 영양소가 부족한 식사 등으로 생기는 내분비 호르몬 변화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번아웃 증후군 진단을 위해 설문형 피로 평가인 ‘만성 피로 지수(Chalder Fatigue Scale)’를 가장 많이 쓴다. 장비를 이용한 평가로는 피로와 일상적인 신체 활동 간 관계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제공하는 ‘액티비티 레코드(Activity record)’를 활용한다.
이후 환자 상태에 맞춘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횡격막(복식) 호흡법, 자율 훈련법, 점진적 근긴장이완법, 바이오피드백, 인지행동요법, 명상 등을 활용한다.
박세진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약물 치료보다 영양 섭취와 휴식 등 생활 습관 교정과 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선 생활양식과 사고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완 반응과 인지행동요법을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불면은 부신 고갈을 일으키는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또 면역력을 강화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는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깊은 잠을 자는 게 좋다.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골고루 먹되 커피·술·음료수·담배 등 자극적인 음식은 삼간다. 또 인공 감미료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의 노출도 피한다.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만성피로 증상 완화와 면역력 증가에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만 단백질과 염분의 지나친 섭취는 칼슘의 흡수를 저하하거나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탄수화물 대사로 생산되는 에너지 저장과 방출에 관여하고 단백질 및 DNA 합성 역할을 하는 마그네슘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가벼운 운동은 깊은 호흡과 긴장 이완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자율신경 중 하나로 면역계를 자극하는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한다. 운동은 면역 세포와 림프액 흐름도 활발하게 한다.
다만 심한 단계(탈진)에서는 오히려 운동이 회복을 방해할 수 있으니 단계에 맞게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와 빈도를 높이는 등급별 운동처방(graded exercise treatment)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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